미국 우방국에 대한 대규모 안보지원법안이 발효돼 열세에 놓여있던 우크라이나가 반격의 기회를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현지시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법안 서명을 마치고 신속히 첫 번째 군수 물자를 우크라이나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볼로디미르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요구해 온 지대지 탄도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이 지원 항목에 포함된 만큼 향후 러시아와 전쟁에 게임체인저(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무기체계)로 작용할 지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상원에서 올라온 608억 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에 서명했다. 동시에 미국 정부는 신속히 우크라이나 1차분 무기 지원 계획을 밝혔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지원 품목에 스팅어 대공 미사일, 155mm 포탄, 브래들리 보병 전투 차량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줄기차게 요구한 에이태큼스도 그중 하나에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심지어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도착해 사용된 걸로 알려졌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시에 따라 에이태큼스 미사일 일부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에 따르면 미국은 그동안 작전상 이유로 에이태큼스 지원 여부를 밝히지 않았는데, 향후 지원법안 마련에 따라 추가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에이태큼스는 이른바 '게임체인저' 무기로 부각됐다.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길어 전방 뿐만 아니라 후방의 러시아 기지도 타격할 수 있다고 미국 매체 뉴스윅은 보도했다. 이번에 보급된 신형 에이태큼스의 경우 최대 300km 밖의 목표물까지 타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에이태큼스는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뉴스윅은 복수의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에이태큼스는 기존의 미사일과 보다 빠르고 이동하는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소개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중간 요격이 어렵기 때문에 대공방어에 또 시간을 들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러시아는 지난해에도 에이태큼스 도입 시 보복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성능이 뛰어난 탓에 신형 에이태큼스 도입이 확전을 부를 것이란 우려도 많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수개월 동안 미사일 지원 여부를 고민하다가 지난해 9월엔 사거리가 다소 짧은 중급 에이태큼스를 공급했다. 또한 유럽 내 에이태큼스를 우크라이나로 비치하면 다른 지역 안보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미국은 이번 미사일 지원이 러시아와 균형을 맞추는 조치임을 강조했다. 러시아가 이미 비슷한 종류의 미사일을 사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했기에 미국도 이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서만 활용될 것이라며 확전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하나의 (군사적) 역량이 모든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이 전쟁에 만병통치약은 없다"고 설명했다. 확전 우려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을 전장에서 사용한 점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 내에서만 (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우리는 장기간에 걸쳐 이를 테스트했다"며 "이번에도 (약속을) 지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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