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000건에 육박하면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거래량 상승이 확실한 집값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건이 넘게 쌓일 정도로 매물 적체가 심화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높은 가격에 매물을 놓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의 혼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3964건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8월(4065건) 이후 최다 거래량이다. 계약 이후 한달의 신고 기한을 고려하면 4월 말까지 4000건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월과 2월에 각각 2568건, 2511건에 그치며 3000건대를 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실거래가도 반등하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 182㎡는 지난 11일 7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도 지난달 1일 전용 84㎡가 27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전용 114㎡는 지난 1일 26억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물이 쌓이는 등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4297건으로 집계돼 관련 수치가 공개되기 시작한 2021년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약 12% 늘어난 규모다.
전문가들은 집값에 대한 매도자와 매수자 간 시각차가 여전히 커 매물 적체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시장에서 가격을 낮추지 않으려는 매도자와 아직 비싸다고 생각하는 매수자 간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균형 가격'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며 "저가 매물이 더 많아지지 않는 이상 지금과 같이 매물 적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과 지방,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 등 지역별 온도 차가 갈수록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추가적인 규제 완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입지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매물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총선 결과에 따라 정부 정책들도 실현 가능성이 낮아졌고 금리인하 시점도 9월 이후로 밀리면서 사실상 상승 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라며 "입지별로 수요가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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