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안산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경기 시흥시 월곶동의 A아파트(전용 33㎡)에 대한 경매에는 92명이 입찰에 참여해 1억500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감정가(1억4100만원)보다도 900만원이 높은 가격에 주인을 찾은 것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6.4%에 달했다. 지난달 26일 경매가 진행된 경기 파주 야당동의 한빛마을 2단지의 B아파트(전용 84㎡) 는 4억2860만원에 낙찰됐다. 66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100%를 넘어선 105%를 기록했다.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 낙찰가율과 응찰률 등 주요 지표가 동시에 상승하며 훈풍이 불고 있다. 9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내 집 마련'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전국 아파트 경매 건수는 7947건으로, 지난해 1분기 5838건 대비 36.1% 증가했다.
고금리 여파로 경매 시장에 물건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되는데, 이 기간 낙찰 건수는 1897건에서 2977건으로 56.9% 증가하면서 경매 건수 증가폭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달 낙찰가율은 85.1%로 전년 동기 75.8% 대비 9.3%포인트(p) 높아졌다. 월별 낙찰가율이 85%를 넘은 것은 2022년 8월(85.9%) 이후 19개월 만에 처음이다. 입찰에 참여하는 이들도 늘어 3월 평균 응찰률은 8.5명으로 작년 동기(5.9명)보다 많아졌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아파트의 경우 서울은 9억원 이하, 인천·경기는 3억~4억원대 저가 물건에 대한 매수세가 늘면서 응찰자가 늘고 낙찰가율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빚을 못 갚아서 경매에 넘어오는 아파트 매물 증가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저가 아파트에 대한 경매 수요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현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경매 시장이 되살아나는 조짐이지만 향후 금리 인하 등이 본격화되면 활성화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현재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고 금리 인하 기대감도 낮은 시점에서 저가 아파트 매수 비중이 높다는 것은 실수요 목적이라는 방증"이라면서도 "다만 경매 낙찰건수가 늘고 낙찰가율도 상승한다는 것은 투자 수요가 조금씩 붙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대출 규제, 금리 인하 문제가 해소된다면 투자 수요가 더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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