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고인 뜻과 무관한 형제·자매 상속 유류분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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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교 기자
입력 2024-04-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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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형제·자매에게 일정 비율 이상 유산 상속을 강제하는 유류분 제도는 위헌이란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불합치는 법 조항이 위헌이지만 즉각 무효화하면 법적 혼란이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특정 시점까지 효력을 유지하는 결정이다.

    헌재는 이번 위헌·헌법불합치 판결과 관련해 "유류분 제도는 오늘날에도 유족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가족의 긴밀한 연대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정당성은 계속 인정하면서도 일부 유류분 조항에 대해 위헌(헌법불합치)을 선언하고 입법 개선을 촉구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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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법 조항 헌소 심판서 전원 일치 의견

  • "상속재산 형성 대한 기여 인정 안 돼"

헌법재판소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사진=연합뉴스]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형제·자매에게 일정 비율 이상 유산 상속을 강제하는 유류분 제도는 위헌이란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유기, 학대 등 큰 잘못을 저지른 상속인이 유류분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는 점 등도 헌법에 어긋나 개선 입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피상속인의 형제·자매에게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1112조 4호에 대한 위헌법률·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선고를 결정했다. 
 
헌재는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그 타당한 이유를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류분 제도는 고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자녀나 배우자, 부모, 형제·자매 등 상속인들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 상속분을 정해둔 것을 말한다. 특정인이 유산을 독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1977년 도입됐다.
 
현행 민법에 따라 망인의 자녀와 배우자는 각각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 1을 보장한다. 그러나 유류분 제도를 두고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지적과 함께 위헌 논란이 계속 제기됐다.
 
헌재는 유류분 상실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은 민법 1112조 1~3호와 부양 기여분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은 민법 1118조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에 대해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에 위반한다"고 설명했다.
 
또 "피상속인을 오랜 기간 부양하거나 상속재산 형성에 기여한 기여상속인이 그 보답으로 피상속인에게서 재산 일부를 증여받더라도 해당 증여재산은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산입되므로 기여상속인은 비기여상속인의 유류분 반환 청구에 응해 위 증여재산을 반환해야 하는 부당하고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자녀와 배우자, 부모에 대한 유류분 규정은 입법 개선 시한인 2025년 12월 31일까지 효력이 유지된다. 헌법불합치는 법 조항이 위헌이지만 즉각 무효화하면 법적 혼란이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특정 시점까지 효력을 유지하는 결정이다.
 
헌재는 이번 위헌·헌법불합치 판결과 관련해 "유류분 제도는 오늘날에도 유족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가족의 긴밀한 연대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정당성은 계속 인정하면서도 일부 유류분 조항에 대해 위헌(헌법불합치)을 선언하고 입법 개선을 촉구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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