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대통령실이 주장하는 '의제 제한 없는 자유로운 형식 회담'을 전면 수용한 것으로, 조만간 영수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랜만에 하는 영수회담이라 의제도 정리하고 미리 사전 조율도 해야 하는데 그것조차도 녹록지가 않은 것 같다"며 "의제 정리에 시간을 보내는 게 아쉬워 신속하게 만남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만나 4월 총선에서 드러난 우리 국민들의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며 "민생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또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윤 대통령께서도 국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알고, 총선민의를 잘 들어주고, 어떻게 하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고민해주기 바란다"며 "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몰락한다는 각오로,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국민들이 기대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대통령실과 민주당 측은 2차례 실무회동을 하고 영수회담 의제와 일정, 형식 등을 조율했다. 민주당 측은 이 대표가 제안한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채상병 특검법' 수용 등의 의제를 거론하고 윤 대통령의 수용 가능 여부를 타진했지만, 대통령실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전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사전 의제 조율이나 합의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은 시급한 민생 과제를 비롯해 국정과 관련한 모든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자리여야 한다"며 "윤 대통령은 무슨 이야기든 들을 수 있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고, 이 대표 또한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마찬가지 입장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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