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베트남 서열 2위의 국가주석이 돌연 사임한 데 이어 이번에는 서열 4위인 국회의장이 사임했다.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당 서기장이 주도하는 사정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정국이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26일 베트남 현지 매체 브이엔익스프레스(VnExpress)에 따르면 이날 베트남 당 중앙청사에서 제13기 집행위원회는 임시회의를 소집하고,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이 개인적 희망에 따라 13기 정치국 위원 및 집행위원·15기 국회의장 등 직위에서 사임하는 데 동의하기로 결정했다.
중앙검사위원회와 당국의 보고에 따르면 후에 의장은 당원이 할 수 없는 일에 관한 규정, 간부와 당원에게 모범을 보일 책임에 관한 규정 등을 위반했으며, 우선 그는 정치국 위원, 서기부 위원, 당 집행위원회 위원으로서 당의 규정과 국가의 법률에 따라 책임을 지게 됐다.
베트남 정부는 그의 위반과 결점에 대해서 "부정적인 여론을 야기하고 당, 국가 및 개인의 평판에 영향을 미쳤다"며 "당, 국가 및 국민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분명히 인식한 트엉 주석은 자신이 맡은 직위에서 사임하고 휴직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국회의장은 임기 첫 회기에서 국회의원들에 의해 선출된다. 따라서 이날 임시회의 이후 국회는 브엉 딘 후에 의장에 대한 해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22일에는 48세의 국회부의장이자 국회의장 보좌관인 팜 타이 하(Pham Thai Ha)가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남용하여 타인에게 이익을 준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이에 베트남은 '빅4(당 서기장,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 중 3명이 지난 1년여 동안 사임하는 변화를 겪게 됐다. 작년 1월 응우옌 쑤언 푹 당시 국가주석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그 후임자인 보 반 트엉 국가주석이 사임했고, 그로부터 1달 만에 후에 국회의장마저 사임하게 된 것이다. 쫑 서기장과 팜 민 찐 총리만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SEAS-Yusof Ishak Institute)의 응우옌 칵 장 연구원은 이번 국회의장 사임에 대해 "1년 동안 최고 지도부 중 3명이 사임한 가운데, 안정성이 자랑거리로 언급되곤 했던 (베트남) 정치 환경의 극심한 불확실성이 조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쫑 서기장의 후계자로 언급되기도 했다며, "그의 사임은 베트남의 (서기장) 후계자 위기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쫑 서기장은 최근 수년간 강력한 반부패 및 사정 드라이브를 추진해오고 있는 가운데 작년 한 해에만 450명 이상의 당 간부들이 낙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7세로 중부 응에안성 출신인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은 △12기, 13기 정치국 위원 △10~13기 당 집행위원 △13~15기 국회대표 등을 지냈다.
경제학 박사인 후에 의장은 하노이재무회계대학(현 베트남금융아카데미)에서 22년간 교단에 선 후 △감사원장(2006~2011) △재정부 장관(2011~2013) △당 중앙경제위원장(2012~2016) △국가 부총리(2016~2020)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0년 2월 정치국으로부터 하노이 당 서기직을 맡도록 임명되었고, 2021년 3월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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