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왕성했던 베이징 수도권 물류센터가 이제는 '찬밥' 신세가 됐다. 코로나19 특수로 물류 산업이 왕성했을 당시 공급과 투자는 늘어났지만, 최근 더딘 경기 회복세 속 수요는 줄어든 탓이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 CBRE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베이징 물류창고 월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1.4% 하락한 ㎡당 56.5위안(약 1만750원)을 기록했다. 베이징 물류창고 임대료가 하락한 것은 2010년 이후 14년 만의 처음이라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전했다.
공실률도 빠르게 늘면서 빈 창고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CBRE에 따르면 1분기 베이징 물류창고 공실률은 16.4%로 전월 대비 1.4% 포인트 증가했다.
베이징 물류창고 순흡수면적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1분기 베이징 물류창고 순흡수면적이 -1만9000㎡로 집계돼 10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 순흡수면적은 신규 임차 면적에서 신규 공실을 뺀 값으로, 순흡수면적이 마이너스이면 신규 임차 면적보다 더 많은 면적이 계약 해지됐다는 의미다.
CBRE는 "제3자 물류기업이나 제조기업이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 향상, 또는 자체 사업 축소를 이유로 물류 창고를 임대료가 저렴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임대를 해지하는 경우가 비교적 보편적"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물류창고 시장에 수요는 줄어든 반면, 공급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전자상거래가 활황을 띠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물류창고는 안정적 수입과 가치 상승을 보장하는 최고의 투자처로 각광받았다.
실제 2022년 한 해 베이징 물류창고 신규공급면적만 77만100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들어 베이징시 신규 공급면적은 28만4000㎡로 전년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그간 연간 평균 수준인 10만㎡는 훌쩍 웃돌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이후 경제가 예상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서 수요가 살아나지 않자, 텅 빈 창고만 늘어난 셈이다.
베이징 내에서도 특히 핑구 지역의 임대료가 비교적 큰 폭 하락했으며, 퉁저우·다싱 등 지역 임대료도 소폭 하락했다. 베이징 서우두공항 인근의 순이나 이좡 경제개발구 인근의 마쥐차오 같은 실수요 중심의 물류창고 시장은 그나마 상황이 좀 나은 편이다.
베이징 물류창고 시장이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당장 올해 2, 3분기에도 베이징에 신규 공급될 물류창고 면적만 38만9000㎡에 달하는 데다가, 대부분이 수요가 적은 비인기 지역에 몰려 있다.
CBRE 중국 화북지역 담당자는 "신규 공급물량 대부분이 베이징 서쪽 외곽의 핑구구 마팡 지역에 위치해 있다"며 "하지만 같은 기간 허베이성 랑팡이나 톈진에도 (값이 더 저렴한) 빈 창고가 워낙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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