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8일 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차기 총리 후보들의 움직임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들은 자민당 내에서 ‘포스트 기시다’를 의식한 잠룡들이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고노 다로 디지털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거론하며 이들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우선 모테기 간사장은 비자금 스캔들이 덮친 자민당의 파벌 가운데 유일하게 해산 선언을 하지 않은 ‘아소파’ 수장인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원만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모테기 간사장이 당내 지지 세력 확대에 유리할 수 있다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다투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새로운 자민당의 '얼굴'로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민영 방송사 네트워크인 ANN이 이달 13∼14일 실시한 전화 설문 조사 결과, 자민당 소속 차기 총리로 생각하는 인물로 이시바 전 자민당 간사장이 21%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얻었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18%로 2위를 차지했다.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9%), 고노 다로 디지털상(8%),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 담당상(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5%를 얻는 데 그쳤다.
특히 고노 디지털상, 고이즈미 전 환경상, 이시바 전 간사장은 기시다 정권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스가 전 총리와 '니카이파'를 이끌었던 니카이 도시히로 전 자민당 간사장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교도통신은 정치 평론가를 인용해 자민당 내 새로운 인물로 가미카와 외무상을 거론하면서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후보로서 정치적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를 소개했다.
산케이신문은 가미카와 외무상과 함께 차기 여성 총리 후보 가능성이 점쳐진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에 대해선 이번 보선에서 지원한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가 패배하면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고 짚었다.
차기 총리 후보와 관련해 산케이는 자민당의 한 간부가 "기시다 총리 외에는 (사람이) 없다"고 발언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유력한 포스트 기시다 후보가 없다"고도 보도했다.
자민당 내에서는 이번 보선 참패로 조기 총선거에 대한 신중론이 강해져 당분간 중의원을 해산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6월 감세 시행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으면 기시다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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