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도전한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이 당선 가도에 올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김 의원이 기존 당내 관행을 뛰어넘어 승부를 걸어온 정치 행보를 주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앤디 김 의원은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뉴저지주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직을 넘겨 받을 유력 후보로 꼽혔다. 그의 기세를 이끈 건 "누구에게서도 허락을 구하지 않는다는 그의 전략"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이 지역 민주당 후보는 당 지도부에 '출마 신고'를 하고 그들의 지지를 받는 관례가 있었는데, 그는 이를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뉴저지주 민주당 하원 3선 의원인 그는 이민 2세대 한국계 최초 상원의원 자리를 노린다. 원래 이 지역구 민주당 상원의원 밥 메넨데스는 지난해 9월 수십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메넨데스 의원이 사임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김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김 의원은 시작부터 남들과 달랐다. 메넨데스의 사임 고사 선언 하루 만에 김 의원은 참모들과 출마 전략을 논의했다. 참모들은 캠프 발족까지 보통 6주가 소요되고, 지역 내 민주당 지도자 지지가 필요하다며 직감에 따른 결정을 자제하라고 직언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아랑곳 않고 "3시간 뒤에 출마 선언을 하면 어떨까"라고 답했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당일 오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출마 선언문을 올렸다.
출마 6개월 만인 지금 김 의원은 뉴저지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선두 주자로 발돋움했다. 민주당 경선에서는 상대 후보가 지난달 후보직에서 사퇴해 김 의원이 유일한 민주당 후보로 남았다. 메넨데스 의원이 무소속 후보로 출마 의사를 접지 않았으나 실질적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는 김 의원이라고 NYT는 전했다.
그는 또 다른 당내 관행에 저항하며 기득권 이미지를 탈피했다. 뉴저지주 민주당은 당내 경선 시 지역별 당 지도부가 지지하는 후보를 투표용지에 잘 보이는 위치로 모아 놓는 '카운티 라인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이는 지도부의 기득권으로 활용됐는데, 김 의원은 이 관행이 비민주적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달 말 해당 투표용지 사용을 금지하는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동시에 때를 잘 노려 '성실한 정치인' 이미지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21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몸을 굽혀 쓰레기를 주워 담는 모습으로 전국적 관심 대상이 됐다.
김 의원을 상대했던 크리스 러셀 공화당 선거전략가는 "그는 마치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클라크 켄트와 같다"며 "공격적이지 않고 선의가 있고 착해 보이지만, 무대 뒤의 그는 동물적 감각을 지닌 정치인"이라고 극찬했다.
한편 앤디 김 의원은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이민 2세대의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박사 학위를 받아 외교. 안보 전문가로 오바마 행정부에서 활약했다. 그는 뉴저지에서 2018년부터 3번 연속 하원의원에 당선된 바 있다.
그의 생애 동안에는 민주당 주요 인사와 인연이 이어졌다. 뉴요커에 따르면 김 의원은 시카고 대학교 학부생 시절 노숙자 권리단체에 일하며 당시 주 상원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일화가 있다. 이후 옥스퍼드로 건너가 공부하는 동안에는 현 교통부 장관인 피트 부티지지와 함께 학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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