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 소비가 최근 둔화하고 있지만, 주요 라면기업들은 호실적이 예상된다. 해외 시장에서 'K-라면'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 1분기(1~3월)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2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라면 수출액은 2억7030만 달러(약 3712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억786만 달러) 대비 약 30% 증가한 수준이다.
1분기 라면 수출액은 지난 2018년 1억7만 달러를 기록하며 처음 1억 달러를 넘긴 뒤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2억 달러를 돌파하며 1분기 기준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도 1분기 기준 최대 수출액 기록을 다시 쓰면서 수출량도 21.4% 증가한 6만7289t으로 집계됐다.
그렇다 보니 주요 라면 업체의 실적도 '맑음'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오른 9035억원, 영업이익은 4.5% 증가한 66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양식품도 1분기 매출액이 3212억원, 영업이익은 39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64%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라면 수출액이 연초부터 활기를 보이면서 올해 연간 10억 달러를 처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기준 라면 수출국은 100개국. 수출액을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1984만 달러로 가장 많고 이어 중국(1520만 달러), 네덜란드(604만 달러), 일본(552만 달러) 등 순이다. 또 말레이시아(476만 달러)와 필리핀(430만 달러), 태국(387만 달러), 대만(326만 달러), 영국(291만 달러), 호주(271만 달러)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
삼양식품의 경우 올해부터 인도네시아 법인이 영업을 시작한 만큼 동남아 지역 수출 물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면 수출액은 국내에서 생산돼 외국으로 수출되는 것만 고려한 것으로 외국 공장에서 직접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되는 분량까지 포함하면 글로벌 수출액 규모는 더 커진다.
국내 라면 제품들의 해외 수출 비중이 늘어나는 이유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 속에 라면이 등장하며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매운 라면 먹기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유튜브나 틱톡 등을 통해 K-라면을 알리기에 효과를 보고 있다"며 "계속 이어지는 챌린지 열풍이 국내 라면 업체들에겐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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