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를 이끌 양당 새 원내사령탑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났다. '친윤(친윤석열)'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친명(친이재명)'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후보가 정리되면서 22대 국회에서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내달 3일 각각 당선자 총회를 열고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국민의힘은 1일 원내대표 후보자 등록을 받는다. 아직 공식적으로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는 없지만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력주자 중 한 명으로 꼽혔던 ‘4선’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친윤 핵심'으로 지난 23일 영입인재 당선자들과의 조찬 모임에서 몸풀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영남권과 친윤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이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다면 '도로 영남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의원은 지난 선거 때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을 했는데, 총선 패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솔직히 벌을 받아야 할 분“이라고 일침했다. 이어 ”지금은 자숙할 때가 맞다"고 덧붙였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고 상상 그 이상으로 확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며 "선수교체 없이 옷만 갈아입혀 다시 뛰게 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제3지대 신당도 비판 노선에 가세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핵관' 원내대표가 출연한다면 국민의힘과는 원내 협력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심판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이자 입법과정에서 용산의 출장소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박 의원을 단독 후보로 정했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유력 후보군에 포함됐던 박주민·김성환·서영교·김민석·한병도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접었다. 박 의원은 친명계 중에서도 '찐명(찐이재명)'으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민주당은 3일 찬반 투표를 통해 원내대표를 선출하는데 당선자 과반이 찬성하면 박 의원이 원내대표로 확정된다. 원내대표 선거가 단독 입후보로 치러지는 것은 민주당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의원과 박 의원이 각 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된다면 22대 국회는 시작부터 기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상병 사건부터 김건희 여사 특별법 등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안건들이 산적해 있지만 민주당은 거대 의석 수를 바탕으로 강한 드라이브를, 국민의힘은 대통령 거부권을 앞세워 '빗장수비'를 펼칠 전망이다.
한편, 5월 임시국회 일정을 두고 협상이 오갈 것으로 관측됐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간 회동은 이날 무산됐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 직전 기자들과 만나 "저는 (회동에) 안 간다"며 "만날 필요 없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5월 임시회는 국회법에 따른 국회 의무"라며 "열지 않으면 국회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 측은 기자와 만나 "추후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약속이 정해진 것도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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