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베이징 특파원이 최근 주중한국대사관이 특파원의 대사관 출입을 제한한 것에 반발해 정재호 주중 대사의 사과와 함께 대언론 갑질을 멈추라는 내용의 성명을 30일 발표했다.
주중대사관은 전날 "5월 1일부터 특파원은 대사관 출입이 필요할 경우, 최소 24시간 이전에 출입 일시, 인원, 취재 목적 등 필요사항을 대사관에 신청해야 한다"면서 "신청 사항 검토 후 출입 가능 여부 및 관련 사항을 안내하겠다"고 특파원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기존엔 대사관에서 발급한 출입증을 소지하면 출입이 가능했었는데, 특파원과의 사전 협의 없이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특파원 출입을 돌연 사전 허가제로 제한한 것이다.
이 같은 대사관의 결정에 특파원 일동은 이날 '정재호 대사, 대언론 갑질 멈춰라'라는 성명을 발표해 "'24시간 이전 신청'은 취재 원천 봉쇄 조치'"라고 반박했다.
성명은 이번 대사관 측의 통보가 지난달 말 한국 언론사들이 정재호 대사의 갑질 의혹을 보도한 이후 나온 것으로, "'불통'을 넘어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짚었다. 또 "정 대사는 임기 내내 언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왔다"며 "특파원의 대사관 출입 제한 결정은 정 대사의 독단적 판단과 사적 보복이 아닌지 의심된다"고도 밝혔다.
성명은 대사관의 출입 제한 통보 즉각 철회와 정 대사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기형적인 브리핑 정상화도 촉구했다. 정 대사는 부임 후 1년 7개월째 한국 특파원 대상 월례 브리핑 자리에서 질문을 받지 않고, 이메일을 통해 사전 접수한 질문에 대해서만 답변하는 등 비정상적인 브리핑 방식을 이어왔다.
이번 성명에는 주중 한국 언론 31개사 36명의 베이징 특파원 중 35명이 연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