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 핵심피의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소환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이 15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쳤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전날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사령관은 전날 오전 9시 42분께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도착한 후 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0시 25분께 청사에서 나왔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외압을 행사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전 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이첩한 사건을 윗선의 지시로 국방부 검찰단에 회수·재검토되는 과정에서 윗선이 대통령실까지 뻗어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박 전 단장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조사 결과 브리핑이 취소된 후 김 사령관이 직접 "VIP가 격노했다"는 말을 전했다고 주장한다. 김 사령관이 "국방부에서 경찰 인계 서류에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한다"면서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 주재 회의에서 1사단 수사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화가 이뤄진 날 김 사령관은 당시 박진희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임기훈 국가안보실 비서관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군검찰 조사 당시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박 전 단장이 항명 사건을 벗어나기 위해 혼자 지어내고 있는 얘기로 보인다"며 "VIP 언급 자체를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에 이어 채 상병 사건으로 공수처에 소환된 세 번째 피의자다.
공수처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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