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트렌드] AI로 업무 혁신 효율 '확' 높인다…빅테크 'AI 비서' 경쟁 본격화

"직장인 80% AI로 업무 도움 받아…업무 생산성과 질 높여"

MS·구글·아마존 등 美빅테크 중심 AI비서 시장 선점 '치열' 

삼성SDS·LG CNS·SK C&C 국내 IT서비스 기업용 AI 본격화

생성 인공지능(AI)이 우리 일상에 파고든 가운데 특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초거대언어모델(LLM)이 텍스트를 요약·종합·생성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방대한 문서 작업이 필요한 여러 업무에 적용하기 용이하다. 기존에 있던 오피스 소프트웨어(SW)에 생성 AI를 붙이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용 ‘AI비서’ 시장 경쟁을 본격화했다. 국내에서는 삼성SDS 등이 한국어 특화 AI 비서를 내세워 국내 기업 시장 선점에 나섰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직장인 80% AI로 업무 도움 받아…AI 안 쓰면 기업간 격차 벌어질 것”

실제 많은 직장인들이 AI를 통해 업무에 도움을 받고 있고, 대부분 기업들은 AI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서 AI를 채택하지 않으면 기업간 격차는 물론, 국가 간 격차까지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3월 발간한 '직장 내에서 AI 사용'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OECD 회원국 근로자 80%가 “AI로 업무 성과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또한 이 중 60%는 AI가 업무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근로자는 물론 고용주 역시 AI가 근로자의 생산성과 근무 조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보았다. 고용주들은 AI로 인해 직원들의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에서는 63%, 금융업에서는 57%의 고용주가 AI 활용이 근로자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했다. 

OECD는 보고서를 통해 AI에 투자하지 않고 직장에서 AI를 채택하지 않는 것은 생산성과 직업의 질을 향상시킬 기회를 놓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직장에서 AI에 대한 불평등한 접근과 사용은 기업과 근로자 사이의 격차는 물론 국가 간의 격차도 벌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올해 기업들이 생성 AI에 2배 이상 지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지난해 전 세계 기업이 생성 AI에 지출한 금액은 약 194억 달러고, 올해는 이 비용이 2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27년까지 생성 AI 지출 규모를 1511억 달러로 추정했다. IDC 측은 “2024년에는 고객과 직원 생산성과 관련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기 위해 대규모 신규 투자를 실행하는 기업이 늘어나, 모든 분야에서 AI로의 전환이 중요한 구축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면서 “이후 매출과 비즈니스 성과를 높이는 투자로 초점이 옮겨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피스SW 40조 시장 열린다”…MS·구글·아마존, AI비서 시장 선점 ‘치열’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자 생성 AI를 개발 중인 미국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대상 AI비서 시장 선점이 치열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오피스 SW 시장 규모는 올해 290억 달러(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오는 2028년에는 334억 달러(약 4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MS는 회사의 오피스 전 제품에 AI기술을 적용시켰고, 구글도 생성형 AI 명칭을 ‘제미나이’로 통합해 사업 경쟁력을 높였다. 이들 글로벌 오피스SW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두 업체의 양강 구도가 예상된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글로벌 오피스 SW 시장에서 구글은 50.34%, MS는 45.46%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마존도 최근 ‘아마존 Q’를 정식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에 불을 지폈다.

생성 AI를 적용한 오피스 제품으로 가장 먼저 시장을 선점한 곳은 MS다. MS는 지난해 MS 사무용 소프트웨어에 AI 비서를 탑재한 'MS 365 코파일럿'을 선보였고, 지난해 11월 기업용 버전을 정식 출시했다. MS코파일럿은 모든 작업을 도울 수 있는 '부조종사'(코파일럿·copilot)를 의미하며, 채팅 인터페이스와 LLM을 통합해 일상에서 통용되는 자연어로 원활히 소통하고 사용자 요청에 즉각 응답할 수 있다. 

최근 MS는 중소기업이나 개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코파일럿 프로’를 출시했다. 비용은 월 20달러(약 2만6000원)다. 기존 기업용 MS365 코파일럿을 구매하려면 최소 사용자 300명 조건이 충족돼야 했지만, 이런 조건을 없애면서 중소기업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한국어 기능이 추가됐다. 워드·엑셀·파워포인트·아웃룩 등 M365 앱을 통해 한국어 명령으로 콘텐츠를 생성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업무 등이 가능해진 것이다. 

구글도 지난해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AI를 적용한 ‘듀엣 AI’(현재 제미나이 포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잇따라  선보였다.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기본적인 오피스 SW는 물론, 업무용 메일(지메일), 스토리지(구글 드라이브), 팀 메신저(구글 챗) 등 다양한 서비스가 있다. 여기에 AI가 접목되면서 여러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일례로 지메일로 온 특정 메일의 내용을 구글 AI ‘제미나이’를 이용해 구글 독스에 내용을 삽입할 수 있다. 

최근 구글 생성 AI를 ‘제미나이’로 통합한 데 이어, 중소기업 대상으로 한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워크스페이스용 제미나이는 △지난해 8월 출시한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지난 2월 출시한 ’제미나이 비즈니스’로 구성된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는 인당 매월 30달러고, 제미나이 비즈니스는 인당 매월 20달러다. 두 서비스는 기능 면에서 대부분 동일하지만, 제미나이 비즈니스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화상회의나 자막 번역 등 일부 제한 사항이 있다. 

아마존은 생성 AI 부문에선 후발주자지만 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강점을 내세웠다. ‘아마존 Q’는 ‘보안성’과 ‘개방성’을 강화해 기업의 니즈에 맞춘 AI 챗봇이다. 지난 3일 정식 출시했다.  

아마존 Q는 신원과 역할에 따라 각 개별 사용자에게 맞게 접근 권한을 부여한다. 일례로 회사 내부에서도 민감한 재무 데이터 등을 다른 부서와 공유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기업 기밀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성을 강화했고, 기업 고객의 데이터를 AI 모델을 학습하는 데 사용하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또한 아마존 Q에 업무용 도구 MS 365, 구글 드라이브와 지메일, 업무용 채팅 '슬랙' 등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돼, 다양한 업무용 서비스와 연동해 챗봇을 사용할 수 있다. 아마존 Q를 사용해 지라(Jira),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젠데스크 등 인기 시스템의 작업도 가능하다. 일례로 아마존 Q에 지라에서 티켓을 열거나 세일즈포스에서 케이스를 만들도록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AI 도입도 4년 만에 2배 급증”…대기업 IT서비스 빅3 기업용 AI 사업 본격화

국내에서도 AI 도입 기업이 4년 전과 비교해 2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개발원이 지난 3월 발간한 ‘KOSTAT 통계플러스’에 따르면 AI 개발·활용 기업 수가 2017년 174개 사에서 2021년 539개 사로 209.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SDS·LG CNS·SK C&C 등 대기업 IT서비스 기업들도 기업용 생성 AI 시장 수요를 잡기 위해 나섰다. 이 중 삼성SDS가 ‘브리티 코파일럿’ 등을 정식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SDS는 최근 생성 AI 서비스 3종을 정식 출시했다. △생성 AI 서비스 플랫폼 '패브릭스' △메일·미팅·메신저·문서관리 등 협업 솔루션에 생성 AI를 활용하는 '브리티 코파일럿'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BPA) 솔루션에 생성 AI 기능을 더한 '브리티 오토메이션' 등이다. 특히, 브리티 코파일럿을 사내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결과 회의록을 작성하는 시간은 75% 이상, 메일 작성 시 내용 요약 및 초안 작성에 걸리던 시간은 66% 이상 절감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브리티 코파일럿의 차별적 강점은 한국어 능력과 가격 경쟁력이다. 한국어 음성의 높은 인식 정확도(94%)와 실시간 번역 기능으로 더욱 명확한 소통이 가능하다. 또 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획일적 가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반면, 삼성SDS는 실제 사용자 수 등에 따라 글로벌사 대비 75% 수준의 가격 경쟁력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브리티 코파일럿은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가장 잘 이해하는 AI 비서이고, 이를 통해 기업 업무 자동화는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2분기에 도입 예정"이라고 전했다. 

LG CNS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사내지식 기반 답변 △시각 콘텐츠 생성 △업무 지원·자동화 △미래형고객센터(FCC) △생성형 BI(Business Intelligence) △AI코딩 등 6대 생성형AI 제품군을 선보인다. 사내지식 기반 답변 오퍼링에는 일반사무 영역의 '회사·업무 규정 검색 서비스', 연구개발(R&D) 영역의 '불량품 원인 분석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시각 콘텐츠 생성 오퍼링에는 상품기획 영역의 '제품 디자인 서비스' 등이 있다. 생성형 BI는 생성 AI를 활용해 빅데이터를 정리·분석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을 도움 받는 것을 의미한다.

SK C&C도 최근 기업용 생성 AI 서비스 13종을 공개했다. AI 채팅·코딩·보고서 제작 등 일반 AI 서비스를 비롯해, 인사·재무·회계·법무·규제준수·구매·물류·생산관리·연구개발·IT개발·마케팅·고객관리 등 직무 영역별 전문 AI 서비스로 구성됐다. 이들 서비스는 SK C&C가 '생성형 AI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과 국내외 LLM 및 금융·제조 분야에서 수요가 많은 경량화 거대언어모델(sLLM)을 연계해 개발됐다. 특히 생성형 AI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에 AI 채팅 서비스인 '마이챗'을 기본 서비스로 탑재해 일반 사무 활용도를 높였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