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무장 정파 하마스와 휴전 협상에 난항을 겪던 와중에 최후 보루로 알려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대피 장소를 안내하는 게시물을 올리는 등 최종 공격에 앞선 조처를 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라파에서 민간인 대피 작업에 들어갔다. 아비하이 아드라이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를 통해 라파 동부 주민들에게 '인도주의 구역'을 확대한 인근 도시 알마와시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아드라이 대변인은 전단과 SMS, 전화 통화와 아랍어 매체를 이용해 민간이 대피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가자지구 내 활동 중인 구호 단체도 이스라엘군의 민간인 대피 개시 정보를 전달받았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 나다브 쇼샤니 중령은 이날 '제한된 지역'에 대한 대피 작전을 통해 10만명가량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포로로 잡혀간 인질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가자지구 전역에서 하마스를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이스라엘군이 라파 동부에 주민들에게 대피를 명령하는 전단을 뿌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목격자를 인용해 라파 동부에서 일부 피란민이 가족 단위로 대피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날 하마스는 라파 인근에서 이스라엘 남부 케렘 샬롬 국경검문소에 로켓 10여 발을 쏴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하마스가 휴전을 원치 않는 듯하다며, 군사작전을 감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갈란트 장관은 전날 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통화하며 라파 공격 결정 소식을 통보했다고 6일 밝혔다.
하마스는 지난 주말 이집트 카이로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 중재로 진행된 휴전 협상에서 이스라엘에 종전 논의와 철군을 요구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종전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하마스 섬멸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예루살렘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기념관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싸울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NYT에 따르면, 이날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은 "홀로코스트가 아니다"라며 침공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스라엘이 홀로 서도록 강요받는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 지원 여부와 상관 없이 군사 작전을 이어갈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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