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개봉 이후 거침없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범죄도시' 시리즈는 1편 688만명을 시작으로 2편 1269만명과 3편 1068만명이 관람하며 유례없는 '흥행 역사'를 썼다. 4편도 개봉 13일째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천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3000만 시리즈 흥행'을 노리고 있다.
이 같은 흥행 돌풍의 중심에는 제작자이자 주연 배우인 마동석이 있다. 영화 '범죄도시'를 브랜딩하고 프랜차이즈화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마동석은 시나리오 원안 작업부터 기획, 제작을 도맡으며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아주경제는 영화 '범죄도시4'의 주역 마동석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4편에 대한 이야기부터 향후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눠 볼 수 있었다.
영화 '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장이수(박지환 분),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협업해 범죄 소탕 작전에 나서는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우리끼리 '이 영화가 프랜차이즈물이 된다면 장르 특성상 권선징악 구조를 가져가야 하고 어쩌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만들면서 그런 걸 염두에 두지 않아도 저절로 변주되고 변화되더라고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현대로 오면서 달라지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일찍이 시나리오를 만들고 제작에 착수했기 때문에 일일이 반응을 보고 피드백을 반영한 것도 아니었고요. 흐름을 예상하고 만든 게 아니어서 (연이은 흥행이) 놀라울 따름이죠. 이 정도까지 사랑받을 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마동석은 "시리즈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야 한다"며 한편 한편 매력을 가져야 프랜차이즈물로서 사랑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리즈가 4편까지 오면서도 목표는 똑같아요. '손익분기점은 넘어야 한다'는 거예요.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작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기대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실망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 거예요. 시리즈에만 기대어서는 안 되고 하나하나 충실히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프랜차이즈물로 계속 지속할 수 있어서, 4편이 개봉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
마동석이 강조한 '대중성'은 한 영화 팬이 보내온 DM으로부터 시작됐다. 그의 메시지는 마동석의 마음을 울리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그는 본래 취지에 맞게 이야기를 다듬고 많은 이들에게 보이기를 바랐다.
"'범죄도시' 1편이 개봉한 뒤 한 친구에게 DM을 받았어요. 경찰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였는데 '범죄도시를 보고 형사의 꿈을 꾸게 되었다. 2편은 더 많은 사람이 보았으면 좋겠다. 학생도 보게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크게 와닿았어요. 2편부터 연령 폭을 대폭 낮추었죠. 3편의 경우는 확실히 친척 어른들과도 함께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형사가 꿈인 아이들과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도 해주시고요. 그런 반응들이 기분 좋았습니다. 다만 영화적인 재미나 표현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요. 앞으로의 개봉작 중에는 연령별 버전이 따로 나올 수도 있어요. 그런 방법들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영화 '범죄도시4'는 '마석도'의 인간적인 면모가 두드러지는 시리즈였다. 피해자 가족들을 보며 느끼는 슬픔부터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음에 분노하는 모습까지 '인간 마석도'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제가 시나리오의 원안을 쓰고 그걸 다시 각색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습니다. 지금은 마석도의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인데요. 피드백을 받으면서 늘리기도 줄이기도 하고 있어요. 시리즈를 이어나가면서 풀어나가지 않을 수는 없는 부분이니까요. 하지만 범죄 오락 액션 장르로서는 (마석도의 감정적인 부분이) 마이너스 되는 부분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사건적으로 그런 걸 다뤄야 하지 않나? 고민하고 있는데요. 아마 그런 사건이 있을 수 있겠죠? 6~8편 중에 강한 반전을 가지고 있는 사건이 있을 수 있으니 눈여겨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4편에서 관객들에게 특히 반응이 좋았던 건 장이수의 복귀다. 마동석은 "박지환이 연기한 장이수는 캐릭터 자체가 특별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장이수는 사납기도 하지만 자연스레 유머가 흘러나오는 매력적인 캐릭터예요. 실제로 제가 건너 건너 아는 사람 중에 암흑가에 계신 분이 있는데 그분이 그런 느낌이에요.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지만 시간이 흐르고 재회하니 말랑말랑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장이수도 정착해서 지내면서 그런 지점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했고요. 박지환이라는 배우를 활용해서 재미를 극대화하려고 한 거죠. 박지환이 훌륭하고 재밌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줬어요."
김무열이 연기한 백창기 역도 인기였다. 1편의 윤계상, 2편의 손석구, 3편의 이준혁처럼 '범죄도시'는 언제나 '악역'이 큰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시리즈도 김무열의 악당 연기와 더불어 화려한 액션 기술이 여러 차례 언급되고 있다.
"백창기 역할은 액션 자체가 난도가 높았어요. 위험하고 수위가 높아서 운동할 줄 알고 많이 해본 친구가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바로 (김)무열이가 떠오르더라고요. 연기력도 훌륭하고 인성도 좋아서 '악인전' 이후에도 꼭 한번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였어요. 다시 만나게 되어서 정말 좋았고 호흡은 역시나 잘 맞더라고요. 촬영할 때도 지금도 정말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시리즈가 거듭되며 반복되는 패턴 등에 관한 관객들의 지적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마동석은 관객들의 지적을 이해하고 "맞는 말"이라며 인정했다.
"시리즈가 거듭되며 식상한 부분이 생긴다는 관객들의 지적도 이어지고 있어요.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재의 진부함은 사실 1편부터 있었죠. 범죄 장르 성격상 한계가 분명히 있거든요. 하지만 '범죄도시'가 식상하다면 '파묘'도 즐겨주시면 되고요. '범죄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만큼은 확실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마동석은 앞으로 개봉할 '범죄도시' 시리즈에 관해 귀띔하기도 했다.
"요즘 형사, 프로파일러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리고 싶은 사건'이 몇 가지 있어요. 이런 건 세상에 더 알려져야 한다 싶은 일들이요. 그런 사건들을 영화에 조금 더 녹이고 다룰 생각입니다."
마동석은 5월 예정화와 결혼한다. '범죄도시4' 천만 돌파와 더불어 결혼까지 겹경사를 앞둔 상황. 조금은 쑥스러워하며 말을 이어갔다.
"남들 하는 만큼 하고 있어요. 작게, 조용히 치를 거라서 안 바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준비할 게 많네요. 지금 영화 대본 작업도 정신없거든요. 그냥 이 모든 게 제게는 특별하고 고마운 일이에요. '범죄도시' 흥행에 대해서 더 이야기해 본다면…. '범죄도시'와 '마석도'는 제가 영혼과 뼈를 갈아 넣은 작품이잖아요. 특별하죠. 아주 특별해요. 많은 분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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