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단원들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밤 10시부터 연습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대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공연장 문제를 비롯해 경제적 비용과 지속적인 훈련기간 부족 등 민간극단의 한계가 있는 게 현실입니다.”
1996년 창단 이후 전통을 바탕으로 작품성 높은 어린이·청소년극을 창·제작해온 송인현 극단 민들레 예술감독은 20여 년간 아이들을 위한 무대를 위해 곳곳을 누볐지만 가슴 한켠에는 늘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민간극단이 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이하 문체부)는 재단법인 국립극단과 함께 8일 서울 종로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어린이·청소년극 활성화를 위한 현안과 과제’ 토론회를 열어 어린이·청소년극의 현황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송인현 예술감독은 “국립극단을 창단하게 되면 △예술 감독 및 시즌 단원제 운영 △작품별 연출을 통한 다양성 확보 △국립과 민간단체와의 협업 △국립의 조건을 활용한 예술가 양성 등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영애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는 “우리 사회는 어린이청소년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이들이 어떤 삶의 경험을 통해 미래 사회의 주체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라며 “어린이청소년을 중심으로 고민하고, 목소리를 듣고, 공연예술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지영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이사장은 수도권에 편중된 현재 상황을 이야기한 후 “다양하게 변화, 발전하는 시대를 포용하고 확장되는 예술로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을 만나기 위해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1시간 넘게 토론회에 참석해 발제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유 장관은 “2008년도 장관 시절 국립현대무용단 창단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두 개의 국립극단을 같이 만들기는 어려웠다. 대신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를 만들어 독립된 울타리에서 활동 할수 있도록 했다”며 “어린이청소년극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우리 사회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좀 더 생각해야 할 때다”고 힘주어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