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의대생 최모씨(25·구속)에게 살해당한 여자친구가 지난달에 팔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가 여자친구 부상에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며,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는 열지 않기로 했다.
10일 동아일보 등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달 오른쪽 팔 부상으로 경기 지역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피해자의 한 지인은 "당시 피해자가 '아프다'며 병원에 갔는데 두서없이 말하는 등 감정적으로 격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서초경찰서는 해당 여성이 부상을 당하는 과정에 최씨가 관련됐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최씨에게 프로파일러를 보내 면담하고 사이코패스 진단 등 각종 심리검사를 시도할 예정이다. 최씨가 의대에서 한 번 유급한 뒤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점 등이 범행 동기로 지목되면서 사건 전후 심리 상태와 성향을 분석하는 것이다. 최씨는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씨는 범행 직후 미리 챙겨왔던 다른 옷으로 갈아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범행 사실은 숨긴 채 투신 소동으로만 구조된 뒤 파출소에서 현장에 두고 온 소지품에 대해 언급하다가 뒤늦게 덜미를 잡혔다.
처음 파출소에 온 뒤 한동안 진술에 비협조적이던 최씨는 경찰의 설득으로 부모와 통화했다. 이 통화에서 최씨가 두고 온 복용 약, 가방 등에 대해 언급하자, 이를 찾으러 현장에 다시 간 경찰이 피해자를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90분가량이 지체됐다. 경찰은 최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최씨의 신상 공개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서울경찰청은 신상공개위는 열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피해자의 신상도 온라인에 유포되는 상황이어서 2차 가해 우려 등 여러 요건을 신중히 검토한 결과다. 최씨가 재학 중인 대학은 그에 대해 무기정학, 제적 등 내부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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