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타이거 우즈는 2000년과 2001년 사이에 '타이거 슬램'을 달성했다. 페블 비치에서 열린 US 오픈을 시작으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 발할라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에 이어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까지 석권했다. 한 해를 넘겨 '그랜드 슬램'이라 불리지 못했다.
평생 4개 대회를 모두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라 불린다. 우즈를 포함해 5명(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진 사라젠 등)이 이 업적을 달성했다.
위대한 업적을 뜻하는 '그랜드 슬램', 언제부터 사용됐을까. 처음 사용된 것은 1930년이다. 미국의 보비 존스가 1년 안에 기록한 4개 대회 우승에 쓰였다. 요즘은 이를 '원래의 그랜드 슬램'이라 부른다. 당시 4개 대회는 지금과 다르다. 영국 아마추어 챔피언십과 디 오픈 챔피언십, US 아마추어와 US 오픈 우승이다. 아마추어와 프로 대회가 섞였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7월 인터라켄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 오픈과 9월 메리온 골프클럽에서 열린 US 아마추어 우승컵을 모두 거머쥐었다. 스포츠계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졌던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말을 만들어야 했다.
처음 '그랜드 슬램'을 사용한 매체는 애틀랜타 저널이다. OB 킬러라는 골프 작가가 이 표현을 사용했다. 킬러는 이를 계기로 존스를 집중 조명했다.
여자 골프의 그랜드 슬램은 더욱 복잡하다. 대회의 수가 4개에서 5개로 늘고, 대회명이 자주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달성한 선수는 미국의 미키 라이트, 루이스 서그스, 줄리 잉스터, 팻 브래들리, 스웨덴의 안니카 소렌스탐, 호주의 캐리 웹, 한국의 박인비다. 웹의 5승은 '슈퍼 그랜드 슬램'이라 불린다.
국내에서는 박인비에게 '골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메이저 4개 대회 우승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부문 여자부 금메달을 추가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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