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구조 변화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대중 무역수지는 18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대중 무역수지 적자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월(-16억9000만 달러) 적자로 시작했다가 2월(2억3000만 달러) 반짝 흑자를 기록했지만 3월(-8억8000만 달러)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4월에는 19억6000만 달러 적자를 내면서 지난해 4월(-22억7000만 달러) 이후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5월 1∼10일 대중 무역수지(통관 기준 잠정치)도 3억4200만 달러 적자다.
대중 수출이 줄어든 반면 핵심 소재 대중 수입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경제는 2016년부터 중속성장 기조로 전환했다. 특히 2022년 코로나 봉쇄 정책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맞물리면서 내수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그 영향으로 중국의 수입은 2021년 22%에서 2022년 1%, 2023년엔 -6% 등 2년 연속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의 기술력이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을 추월한 가운데 애국소비 열풍으로 수입품의 자국산 대체 움직임도 활발해 한국 수출품이 설 자리를 잃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중국은 정보통신기술을 중심으로 주요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국을 추월했다.
반면 한국의 대중 수입의존도는 주요 원자재 및 IT 부품 등을 중심으로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존도가 절반 이상인 수입품목은 30%에 달한다. 최근 친환경, 첨단소재 관련 수입도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차 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니켈코발트망간(NCM) 수산화물의 수입은 전년 대비 53.2%, 31.1% 증가했다.
이같은 요인으로 과거와 같은 수준의 대중 무역수지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국금센터의 분석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누적됐던 대규모 재고가 줄어들고 올해 IT 제품 수요가 9%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대중 수출이 증가할 가능성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미중 갈등에 의한 대중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의미다.
김기봉 국금센터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견제가 확대되면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과 흑자가 크게 줄어들 우려가 있다"면서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약 30%, 무역흑자의 46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국금센터는 한중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에서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유지하기 위한 미·중 사이 실익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미국, 아세안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 책임연구원은 "미국과 연대를 통해 중국과 기술격차를 유지하면서 미국의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범용 반도체 부문 등에서는 중국과 일정 수준의 협력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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