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무려 6만 8000명의 일본인들이 집에서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일본 정부의 공식 통계가 발표됐다고 14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경시청의 고독사 실태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시청은 전날 중의원(하원) 행정감시위원회 결산회의에서 처음으로 정부 공식 통계를 공개했다.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나 민간기관 주도로 고독사 실태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해왔는데, 지난해부터 ‘고독사・고립사 실태 파악을 위한 워킹 그룹을 설치해 정부 차원의 조사를 실시했다.
일본 내각부가 규정한 '고독사·고립사'의 정의는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고 사망한 사람, 또한 시신이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에 발견되는 사망 형태"다.
3개월 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간 고독사 사례를 단순 계산하면 6만 8000명이라는 숫자가 나올 것으로 일본 정부는 추산했다.
고령화가 심화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고독사 및 고립사 증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2011년 추계에 따르면 연간 고독사 사례는 2만 6821명으로, 당시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도쿄도 감찰의무원은 2020년 도쿄 23구에서 4207명이 홀로 사망해 2015년과 비교해 1.35배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는 홀로 생활하는 고령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고독사·고립사가 더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고독사·고립사의 증가는 1인 가구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환경 변화로 인한 빈곤·자살 등 고립 문제가 숫자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짚었다.
다케미 게이조 후생노동상은 이날 질의에서 "고독사 확률은 앞으로 사회적으로 확실히 높아질 것"이라며 "제대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 해 6만 8000명이라는 규모는 한국 보다 약 20배 많은 수준이다. 한국 정부가 2022년 처음 발표한 고독사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고독사 사례는 총 3378명이었다.
일본과 한국은 모두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지만 가족간의 연결이 한국보다 강하지 않은 일본에서 홀로 죽음을 맞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은 고립·단절을 사회 문제로 규정하고, 2021년 2월 고독·고립 대책 담당 부서를 설치해 대응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