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0.5~0.6%를 2배 이상 웃도는 1.3%로 집계된 데 대한 한국은행 통계 조사 담당 실무자의 토로다.
특히 깜짝 성장의 배경으로 꼽은 내수 회복 흐름이 세부 지표상으로는 확인되지 않아 한은과 기획재정부, 국책연구기관 등 유관 조직의 곤혹스러움이 감지된다.
15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2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5월 기준금리가 결정되고 같은 날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된다. 1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온 원인을 파악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 등을 새로 제시해야 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4의 판매 호조와 평년 대비 온화한 날씨 영향으로 건설 현장이 분주했다는 설명은 한은 내부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우리가 뭘 놓쳤는지, (내수 강화) 영향이 일시적인지 등을 겸허하게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언급할 정도다.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내수 반등의 주요 원인은 △국외 소비 반영 △사회건설자본(SOC) 재정 집중 효과 △지난해 기저효과 등 세 가지 정도로 좁혀진다.
내국인의 해외 지출을 뜻하는 국외 소비는 GDP 분류상 내수 항목에 포함된다. 올해 1분기 국외 소비는 7조296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28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다만 실제 국내 소비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수치인데다 전체 GDP 규모를 감안하면 영향도 제한적이다.
일각에서는 1분기에 조기 집행된 재정 지출 중 상당 부분이 SOC와 건설 부문 지원에 투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 지출 계획의 38%가 1분기에 사용됐는데 정부소비가 0.7% 증가에 그쳤다는 것은 특정 부문의 성장에 집중 유입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해 분기별 민간소비가 1분기 0.6%, 2분기 -0.1%, 3분기 0.3%, 4분기 0.2% 등으로 저조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1분기 내수 회복세가 두드러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은은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향후 내수 개선의 지속 여부를 놓고 기재부와 국책·민간연구기관 간 의견이 엇갈려 시장에 혼선을 주고 있다.
기재부는 1분기 성장률과 관련해 "수출·내수가 균형 잡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동향 5월호'를 보면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7% 줄었고 설비투자는 4.8% 감소했다. 건설투자의 경우도 건설기성이 2.1% 감소 전환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1.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전망(2.0%)보다 0.3%포인트 낮춰 잡았다. 건설투자 증가율도 -2.4%로 전망하며 "선행지표의 부정적 흐름이 올해 실적치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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