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5기 첫 해외 일정으로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강조하며 향후 대대적인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양국 간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16일부터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대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지난해 10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중국을 찾게 되는 그는 집권 5기 이후 첫 방문지로 중국을 택하며 양국 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과시할 전망이다.
이날 그는 "양국 간 전례 없는 수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이르렀다며 "무역과 경제 관계도 외부 위협에도 불구하고 강한 면역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발언했다. 최근 미국이 러시아와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 은행에 제재를 예고하고 있음에도 양국 간 협력이 두텁다는 것을 강조한 걸로 보인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를 4대 경제 대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오늘날 러시아는 구매력 지수에 있어 전 세계 상위 5개국 중 하나"라며 "이제 우리는 세계에서 경제 규모로 4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방문으로 푸틴 대통령이 중국과 추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최근 미국이 중국 은행에 러시아의 군사 관련 거래가 확인될 경우 추가로 제재할 뜻을 드러내자, 양국 간 은행 거래가 장애물에 부딪혔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관료를 인용해 양국이 미국 금융 시스템에 노출되지 않는 소규모 은행을 지정하는 등의 '꼼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푸틴 대통령이 천연가스 등 에너지 분야 추가 공급계약 등도 노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는 유럽 가스 시장에서 입지를 잃어버린 터라 중국에 대한 수출량을 대규모로 늘릴 방안을 고민 중이라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중국과 연결된 가스관의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몽골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잇는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사안이 이번 방문 기간에 실제 의제에 오를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갈등 완화 원칙에 관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시 주석은 지난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이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여야 한다는 등의 4가지 원칙을 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며, 러시아는 이에 대한 중국의 접근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은 이 글로벌 위기의 근간에 있는 원인에 대해 논하기를 꺼린다"고 서방국을 비판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다자간 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평화적 수단을 통한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정당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대화에도 열려 있지만 협상에는 러시아를 포함해 모든 분쟁 당사국의 이해관계가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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