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 업스테이지 부사장은 14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현재 여러 글로벌 기업과 초기 논의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기업명은 아직 거론할 수 없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금융·법률·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 활용처를 논의 중"이라며 "커머스 분야에서 고객 대상 서비스에 접목하려는 시도들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해외 공략에 나선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미국에 북미 법인을 설립했다. 같은 달 엔비디아 주최로 열린 'GTC 2024'에도 북미 법인이 주축으로 참가해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솔라를 시연했다.
곧바로 AWS의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를 통해 경량 언어모델 '솔라 미니'도 출시했다. 세이지메이커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제공하는 AWS의 생성 AI 플랫폼으로, 단순 제공을 넘어 기업 필요에 따라 AI 모델을 직접 미세조정(파인튜닝)할 수도 있다. 즉 AWS를 이용하는 전 세계 기업들이 솔라 미니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권 부사장은 솔라의 AWS 입점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큰 보탬이 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판로를 넓힌 것을 넘어, 기업들이 더 쉽게 솔라를 활용해 볼 환경이 제공됐다는 점에서다. AWS의 철저한 검증 끝에 자체 언어모델이 성공적으로 플랫폼에 입점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봤다. 지난해 하반기 메타의 오픈소스 초거대언어모델(LLM)인 '라마2'를 파인튜닝한 언어모델의 높은 성능으로 주목받았던 업스테이지는 그해 12월 첫 자체 언어모델인 솔라 미니를 내놓았다.
권 부사장은 "앞으로 솔라 프로·울트라 등 다양한 버전을 출시할 것"이라며 "사전학습 모델 외에도 특정 업무에 특화된 다양한 모델을 세이지메이커에 순차적으로 탑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언어모델뿐 아니라 도큐먼트AI 등 디지털라이제이션 분야 솔루션도 최대한 세이지메이커에 배포해 최대한 많은 기업과 개발자가 쓸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솔라 프로·울트라는 솔라 미니보다 파라미터(매개변수) 수가 큰 언어모델이다. 출시 시점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쯤으로 정했다. 권 부사장은 "다만 언제 어떤 목적으로 내놓을 것인지 시장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정이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플랫폼에 입점했다고 해도 결국 기업들의 최종 선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솔라와 업스테이지만의 경쟁력을 묻자 권 부사장은 축적된 기업간 거래(B2B) 사업 경험을 꼽았다. 그는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기업 가치가 높은 곳들도 정작 실제 기업들과 협업해 엔드 솔루션을 구축한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서비스 경험이 있어 실제 기업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특히 업스테이지가 단순히 언어모델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수집·가공 등 데이터 처리 역량도 충분하다고 했다. AI를 활용한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내놓는 등 원스톱으로 고객사 지원이 가능한 역량을 갖췄다는 점도 강조했다. 권 부사장은 "실제로 AI를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노하우를 같이 영업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업스테이지 목표에 대해선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를 확보하고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업스테이지는 올해 1분기 100억원 규모의 신규 계약을 확보하며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의 성과를 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매출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실제 현장에서 솔라를 적용했을 때 뚜렷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지속적으로 고객사들과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권 부사장은 "본격적 성공 사례들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생긴다면 해외 매출도 올해부터 조금씩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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