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서울의 중대형집합 상가 공실이 늘었지만 임대료는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상공인 점유율이 높은 집합상가 공실률은 9.3%로, 지난해 4분기 9.2% 대비 0.1%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8.4%로 전분기와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공실률 악화에도 임대료는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집합 상가의 ㎡당 임대료는 4만7500원 수준으로 지난해 4분기(4만7400원)에 비해 소폭 올랐다. 같은 기간 중대형 상가 임대료도 ㎡당 2만5600원에서 2만5800원으로 상승했다. 통상 경기 위축 등으로 공실율이 상승하면 상가의 임대료가 유지되거나 낮아지는 경우가 많으나 올해 1분기에는 이와 다른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특히 남대문과 명동 지역 상권이 임대료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집합상가 중 남대문 지역의 임대료가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에 ㎡당 600원 상승해 서울 지역 중 가장 상승폭이 높았다. 같은 기간 중대형 상가 중에서는 명동과 남대문 지역이 ㎡당 각각 1900원과 1800원 임대료가 상승해 역시 상승폭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임대료 상승은 남대문·명동 지역 상가의 순영업소득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가별 순영업소득을 살펴보면 남대문 지역 집합상가는 ㎡당 36만75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대형 상가 중에서는 명동 지역이 ㎡당 14만2300원으로 가장 높았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C)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 여행 방식이 단체 관광에서 개별 관광 중심으로 바뀌는 추세"라며 "명동과 남대문, 이태원 등에 외국인 방문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남대문·명동 지역의 상가 공실은 적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대형 상가 기준 명동의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27.7%에서 올해 1분기 22.4%로 5.3%p 줄었으나 서울 타지역보다 공실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남대문 지역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0.1%에서 10.7%로 오히려 0.6%p 상승했다. 남대문 지역 집합 상가 공실율은 1.4%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전분기보다 낮아지지는 않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가 트렌드가 공실율이 높아지는데도 임대료를 올리는 것"이라며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건물주들도 남대문·명동 등 그나마 수익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임대료를 꾸준히 올리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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