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을 허락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간병인을 흉기로 찌른 입원 환자에 대해 2심에서도 실형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징역 8년을 선고하면서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19일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 송미경, 김슬기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1월 A씨는 간경화와 뇌병변 진단을 받고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A씨는 외출하려 할 때마다 병원 관계자들이 제지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20㎝ 길이 가위의 날을 분리해 침대 이불 사이에 숨겼다.
A씨는 간병인에게 "바람을 쐬겠다"며 외출을 요구했으나 간병인이 이를 거절하자 침대 이불 사이에 숨겨둔 가위를 꺼내 간병인의 명치를 찔렀다.
이어 그는 출입문을 막아선 같은 병실 환자에게도 달려들어 가위로 어깨와 쇄골 등을 찔렀다. 다행히 간병인과 동료 환자 모두 목숨을 건졌지만 치명적인 중상을 입었다.
검찰은 A씨 행위가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미수에 그쳤어도 죄책이 매우 무겁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해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다만 입원 치료 과정에서 환각·환청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며 "이런 사정이 범행 동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A씨는 1심에서 받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은 원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며 1심과 같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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