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여성, 1인 가구인 서울 시민일수록 범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서울시민의 범죄 두려움 현황 및 영향 요인'에 따르면 2022년 서울시민의 범죄 안전 인식은 3.17점으로 2020년 3.13점에 비해 올랐다.
범죄 안전 인식은 '우리 사회가 범죄 분야에서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응답이다. '매우 안전하다'고 느끼면 1점, '매우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면 5점을 매기도록 했다.
남성보다 여성이 범죄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은 더 컸다. 일상 범죄 두려움 정도를 1∼10점 척도로 살펴본 결과 여성이 6.38점으로 남성 5.40점보다 높았다. 일상 범죄 두려움은 범죄 안전에 대한 인식과 밤에 혼자 걸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에 대한 합이다.
특히 60대 이상 여성의 일상 범죄 두려움이 가장 높았다. 전 연령 구간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두려움이 높았는데, 60대 이상 여성이 6.50점으로 가장 높았다. 20∼30대 여성이 6.44점으로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범죄 두려움이 청년 세대보다 노인 세대가 높은 이유에 대해 "은퇴 후 사회경제적 지위의 약화로 지역사회 유대관계가 느슨해지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약화를 경험하게 되면서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두려움이 증가한다"고 짚었다.
가구 형태별로는 비1인 가구(5.92점)가 1인 가구(5.86점)보다 일상 범죄 두려움이 컸다. 다만 여성 1인 가구의 범죄 두려움(6.57점)은 다른 집단보다 매우 높았다.
또 여성은 가구 형태와 상관없이 범죄 두려움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1인 가구는 6.57점, 여성 비1인 가구는 6.34점으로, 남성 1인 가구 5.15, 남성 비1인 가구 5.45점에 비해 높다. 여성 중에서는 60대 이상 1인가구 6.96점, 20-30대 비1인가구 6.47점 순으로 범죄 두려움이 높았다.
범죄 두려움은 개인이 외부 활동을 꺼리게 하고 지역사회에 불신감을 조장해 범죄예방 정책 효과를 떨어지게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만큼, 범죄 두려움이 가장 높지만 범죄 안심 사업에서 배제된 '60대 여성'에 대한 정책을 확대하라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펴낸 이재경 연구위원(서울시여성가족재단 정책개발실 여성가족정책팀)은 "청년 여성뿐만 아니라 60대 이상 여성의 특성도 고려해 범죄 두려움 완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시는 안전도어 지킴이, 1인 가구 안심 홈 세트 등 범죄예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시행해왔지만 주요 대상자는 여성 또는 1인 가구였다.
이에 이 연구위원은 "범죄 안심 정책의 대상 범위를 점진적으로 가구형태와 상관없이 범죄 두려움을 높게 인식하는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요구된다"며 "더불어 60대 이상 서울시민의 신체 및 정신 건강 강화를 통한 범죄 두려움 완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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