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는 공공공사 정상화를 위해 공사비 현실화를 추진한다. 건설사의 공공공사 참여가 크게 위축돼 사업이 중단되거나 실행조차 못 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물가를 공사비에 적정하게 반영해 건설사 부담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19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공공공사 공사비 현실화 연구 용역'을 공고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건설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이로 인해 건설경기가 둔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지자 해결책 모색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153.3으로 2020년(118.9) 대비 28.9% 상승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공공 건설시장의 적정 공사비 문제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며 "또한 건설경기가 침체된 현 시점에서 공공 건설시장이 경기 부양을 지원해 건설산업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용역 진행 배경을 설명했다.
가파른 공사비 상승으로 건설사의 공공공사 참여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공공건축 공사 건수는 63건, 총 공사비는 1조6065억원으로, 2022년(113건, 2조9755억원)과 비교하면 공사 실적과 비용 모두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올해 전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12조4000억원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급등한 공사비 탓에 유찰된 현장이 늘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이해 당사자의 의견수렴 및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현행 공공공사 공사비가 적정한지 검토할 계획이다. 계약금액·준공금액 대비 실행금액을 비교하고, 하도급 계약금액 비율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또 공공공사와 민간공사 간 공사비 비교분석을 실시해 적정한 공사비 산정 기준을 마련한다. 직접공사비의 경우 단가·품 산정방식 등을 검토하고, 간접공사비는 간접노무비, 기타경비 등 공사원가 제비율이 검토 대상이다.
기술형 입찰 제도도 개선한다. 기술형 입찰은 기술력 위주로 사업자를 선정해 설계·시공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제도로, 300억원 이상 공공 대형공사가 대상이다.
먼저 기술형 입찰의 물가보정시점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기술형 입찰 수의계약의 경우 물가보정 기산일을 계약체결일로 적용하고 있어 물가 상승분을 적절하게 보전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수의계약 기술형 입찰의 물가보정 기산일을 현행 계약체결일에서 입찰일 또는 입찰공고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공공부문 발주 공사의 적정 단가 개선 및 물가 상승분 반영은 업계에 긍정적인 역할로 작용할 것"이라며 "공공공사 특성상 공공성과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만큼 적절한 수익률을 확보하면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물가 상승을 추가로 반영할 수 있는 조항을 계약에 명시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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