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금통위는 상반기 마지막 회의이자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성향으로 분류되는 신임 금융통화위원 2명이 새로 합류한 뒤 처음 열리는 회의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현 수준인 3.50% 동결을 유력하게 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만에 2%대로 둔화하고 원·달러 환율도 최근 1350원대로 내려앉았지만 유가와 농식품 가격 등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가 산재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매파 성향의 조윤제·서영경 위원이 퇴임하고 지난달 자리를 이어받은 이수형·김종화 위원의 금통위 데뷔 무대라는 점도 관심거리다. 두 위원은 기획재정부와 대한상공회의소 추천 몫으로 비둘기파적 성향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두 위원 모두 정책 기조 측면에서 강한 견해를 갖고 있지 않다"며 "김 위원은 금융시장 전문성과 관심을 고려할 때 다소 비둘기파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반면 이 위원은 데이터에 의존한 통화정책에 좀 더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만장일치 동결이 결정되더라도 어떤 소수 의견이 등장할 지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지난달 회의 때는 금통위원 1명이 "앞으로 물가의 공급 압력이 확대되지 않고 현재의 전망 경로를 유지한다는 판단이 드는 시점에서는 금리 정상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해 금통위의 비둘기파적 색채가 짙어졌다는 평가가 제기된 바 있다.
미국이 일러야 9월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 한은의 인하 시점도 10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고물가 우려로 고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는 사이 내수 침체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비용 인상으로 인한 것이라 금리를 높여도 물가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수 침체, 금융 부실 등 고금리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환율만 안정되면 금리를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인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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