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6% 내린 4만7000원으로 지난 16일 종가 9만5800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 HLB 시가총액은 6조1497억원으로 FDA 승인 불발 소식이 들리기 직전 시총 12억5335억원 대비 49.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날 HLB제약(-27.31%), HLB생명과학(-13.87%), HLB글로벌(-3.25%)도 함께 급락했다. HLB바이오스텝(4.09%), HLB이노베이션(11.57%), HLB테라퓨틱스(2.40%), HLB파나진(2.93%)는 반등했다. 앞서 지난 1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HLB글로벌뿐만 아니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HLB 그룹 계열사들은 모두 나란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제약·바이오 섹터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종목을 담고 있는 'KRX300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들어 8.39% 내렸다. KRX 산업지수 28종 중 낙폭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HLB의 핵심 자산은 리보세라닙으로 중국에서는 위암 3차 치료제로 판매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HLB 측은 미국 측 간암 치료제 품목 허가 가능성을 홍보하며 투자자들을 유치해왔다. 지난달 21일 HLB생명과학이 리보세라닙의 아시아 진출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것이 최근 사례다.
증권가에서는 HLB그룹 계열사들이 코스닥 시장에 다수 진입한 점을 들어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한계점을 지적하고 있다. 선진국 기업들은 쪼개기 상장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미 상장된 회사들을 자진해 상장폐지하거나 자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구글은 지주회사 알파벳을 상장한 뒤 자회사를 모두 상장폐지한 바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도 에코프로그룹 계열사 주가 하락이 코스닥 시장 조정으로 이어졌다"며 "코스닥은 개별 기업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그룹사의 '쪼개기 상장'은 우리나라 자본시장 문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 '쪼개기 상장' 논란과 관련해 한국거래소 측은 "HLB그룹 상장사들은 대부분 기존 코스닥 상장사들을 인수했다. 여타 '쪼개기 상장'문제와는 다른 사례"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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