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군이 전남도의 관리 하천인 가학천의 모래·자갈 등 골재 채취권을 특정업체에 무상으로 허가해주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관리 관청인 전남도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어 하천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다. 특히 채취 허가를 통해 가학천 인근에서 골재 채취업을 운영해온 A업체가 농지 등 원상복구를 위해 무대로 채취를 허가받으면서,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재현됐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21일 아주경제의 취재에 따르면 해남군 소재 가학천에서는 하천 바닥의 골재를 중장비로 파헤치고, 덤프트럭으로 연접한 골재채취장 원상복구현장으로 반입하고 있었다.
확인 결과 전남도 모르게 유지관리를 맡고 있는 해남군이 제멋대로 하천 준설을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점용허가를 통해 하천 준설 골재를 무상으로 퍼가는 A업체는 하천 바로 옆에서 2019년부터 약 4만4000㎡농지 등에서 육상 골재 24만5000㎥ 준설 허가를 받고 수익 영업했던 업체다.
이 업체가 22년 말께부터 원상복구를 하고 있고, 연접한 가학천의 모래와 인근 호남고속철의 공사현장과 오룡신도시에서 폐기물 등이 섞인 토사와 펄 등으로 다시 농지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전남도와 해남군이 골재판매로 수익을 냈던 업체에, 공공용 재산인 가학천 바닥의 육상골재를 무상으로 채취토록 허가한 꼴이다.
A업체는 원상복구를 위해 20일까지 가학1교에서 하류방향으로 약 2만4000㎡의 면적으로 토석과 자갈 등의 채취를 목적으로 점용 허가를 받았다.
골재채취 원상복구를 위한 허가로 ‘가학천 준설시 발생하는 비용을 A업체에서 대신 시행하고, 채취한 토석을 골재 채취 현장의 복구토로 활용’하는 조건으로 점용 비용을 면제했다.
‘퇴적토를 무상으로 준설하면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용료 면제 조항이 궤변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천법에서는 “하천점용허가를 받으려는 자는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하천점용허가신청서를 하천관리청에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모르는 사항이다. 유지관리는 관할 시군에서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해남군 관계자는 “A업체가 건의해 점용을 허가했다. 전남도와 협의할 내용이 아니다”라며 권한 위임 사항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준설할 때 비용이 드는데, 업체가 부담하니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복합민원팀에서 요청이 있어서 허가했다”고 특혜 시비에 대해 궁색하게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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