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짠 음식을 피해야 하는 이들에게 희소식이 될 수 있을까. 일본에서 2019년부터 연구해 오던 ‘짠맛을 잘 느끼게 해주는 숟가락’이 출시됐다. 21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들은 미세 전류로 짠맛의 강도를 바꿔 저염식으로도 짠맛을 느끼도록 하는 숟가락이 상품화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주류 기업 기린홀딩스는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체에 영향이 없는 미세한 전류를 활용해 짠맛을 증폭하는 이른바 ‘전자 소금 숟가락’을 내놨다고 밝혔다. 같은 날 기린홀딩스가 미야시타 호메이 메이지대 교수와 공동 개발한 기술을 도입해 만든 이 숟가락은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되기 시작했다.
해당 숟가락의 개발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린홀딩스는 메이지대학과 공동으로 전류의 세기로 짠맛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숟가락 개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식품이나 타액에 포함된 나트륨 이온을 혀에 있는 미각의 수용체에 모아 짠맛을 더욱 많이 느끼게끔 하는 원리다. 숟가락 손잡이 부분에는 배터리가 들어가며, 전류 세기는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다만 이 숟가락을 직접 사용해 음식을 먹어본 아사히신문 기자는 처음에는 차이를 알 수 없었고 신경을 쓰면서 다시 먹어보니 "짠맛이 강해진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체감에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린홀딩스는 우선 전용사이트를 통해 이 숟가락을 200개만 추첨 판매할 방침이다. 숟가락 가격은 1만 9800엔(약 17만 3000원)으로 고가에 해당한다.
기린홀딩스는 지난해 유사한 원리의 '전자 젓가락'을 선보인 바 있다. 앞서 2022년 미야시타 교수는 미세한 전류로 짠맛의 근원인 나트륨 이온을 강화해주는 젓가락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 "짠맛을 최대 1.5배 강화할 수 있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음달 중순부터는 오프라인 매장 3곳에서 한정 판매도 시작한다. 기업·지자체 등과 계약을 통해 5년 뒤엔 100만명이 이 숟가락을 사용하도록 한다는 것이 기린홀딩스의 목표다.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일본 성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10.1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의 2배에 달한다. 반면 저염식은 맛이 없다는 불만을 갖고 있던 소비자도 많은 탓에 기린홀딩스 측은 "언제까지나 맛있는 식사와 함께 하는 인생을 원하는 소비자를 돕고 싶다"는 의도에서 숟가락을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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