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해양기자협회 주최 2024년 춘계 정기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HMM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매각에 나섰으나 인수 후보였던 하림그룹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을 종료한 바 있다.
구 회장은 향후 HMM 재매각 시 “국내 기업인 포스코와 독일 선사인 하팍로이드의 지배구조를 적절히 혼합한 ‘민간+공공’ 소유구조 형태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해운기업들이 부침을 반복했던 이유가 오너 중심인 지배구조 문제가 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구 회장은 “오너 일가 중심인 친족 경영체제로 인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어려웠다”며 “이로 인해 급변하는 국제 해운물류 시장에 제때 부응하지 못한 채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 해운기업이 지배구조에 취약한 면을 드러내면 해운 시황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면서 “이러면 글로벌 선사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글로벌 해운산업은 여러 이슈에 직면해 있는데 △얼라이언스(해운동맹) 재편 △친환경 규제 △무역 패러다임 변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구 교수는 “HMM 매각 때 향후 지배구조 기준은 인수기업 40%, 정부 공공기관 30%, 화주·선사·소액주주 등 30% 식으로 구성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산은 등 채권단이 지난 20일 HMM 영구채 1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중도상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산은과 해진공 합산 지분율은 기존 57.88%에서 59.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의 주장은 공공기관 측 지분은 일부 남기고 민간기업 등 다양한 주주들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HMM 지배구조가 개편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구 회장은 HMM의 미래와 관련해 선복량 확충을 통한 해상 운송 사업에 올인하기보다는 복합물류사업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 가운데 하나인 덴마크 머스크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구 회장은 “글로벌 톱 7위인 오션 네트워크 익스프레스(ONE)는 2030년까지 선복량을 70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증가시켜 총 300만TEU를 확보할 예정”이라며 “HMM 역시 2030년까지 160만TEU로 선대를 늘리겠지만 결국 ONE 대비 절반밖에 안 된다. 따라서 HMM은 당분간 글로벌 7위로 올라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컨테이너 선대를 무조건 증가시키는 게 불확실한 시황 특성상 해운 시장에서 유리한지 아니면 독이 될 수 있는지를 신중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해양기자협회 회원들과 해운업계, 학계 등 산·관·학 관계자 80여 명이 참석해 주제발표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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