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블록버스터급’ 성장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붐 확산에 따른 엔비디아 칩 수급 불균형이 실적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2일 성명을 내고 “차세대 산업혁명이 시작됐다”며 AI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엔비디아가 이날 공개한 자체 2025회계연도 1분기(2024년 2~4월) 매출은 260억4000만 달러(약 3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나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246억5000만 달러)도 뛰어넘었다. 주당순이익(EPS)은 6.12달러(약 8366원)로 이 역시 예상치(5.59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AI칩을 담당하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7% 급증한 226억 달러를 기록해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PC용 그래픽 카드를 담당하는 게임 부문은 같은 기간 18% 증가한 26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앞으로도 강력한 실적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자신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5~7월) 매출이 약 2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268억 달러(평균값)를 웃돈다.
황 CEO는 “차세대 산업혁명이 시작됐다”며 “AI는 거의 모든 산업에 상당한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기업이 비용 및 에너지 효율성을 갖추도록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수익 기회를 확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황 CEO는 차세대 첨단 AI 칩인 블랙웰이 올해 중 출시되면 강력한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블랙웰 이후에도 또 다른 칩이 나올 것”이라며 “우리는 1년 주기로 (신규 칩 출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웰 칩은 개당 3만 달러(약 4000만원) 이상으로 가격이 책정될 예정이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엔비디아는 고객 저변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엔비디아 매출에서 아마존, 메타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구글 등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네 곳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로 100억 달러 이상에 달한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올해 말까지 엔비디아 칩 H100을 약 35만개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황 CEO는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과 각국 정부가 자체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 AI칩 수요를 자극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AI가 자동차 제조업체, 헬스케어 분야 등으로 스며들고 있다면서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엔비디아 실적 호조에 주식시장은 환호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 넘게 오르며 회사 사상 처음으로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90% 이상 올랐다. 아울러 엔비디아가 주식을 10분의 1로 분할하고 분기 배당금을 주당 4센트에서 10센트로 높이기로 한 점도 투자 심리에 불을 붙였다. 기존 주식을 쪼개는 주식 분할은 통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엔비디아가 조만간 시가총액(시총)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 자리를 넘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날 종가 기준 엔비디아 시총은 2조3350억 달러로, MS(3조1990억 달러)와 애플(2조9270억 달러)에 이은 3위다.
다만 일각에서는 앞으로 엔비디아 성장세가 정체될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엔비디아의 작년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약 135억 달러로, 전 분기(72억 달러) 대비 약 두 배나 급증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3분기 180억 달러, 4분기 220억 달러 등 매출 성장 속도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