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실거래가 지수 3개월 연속↑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전월 대비 0.21%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올랐다.
실거래가 지수는 표본이 되는 아파트의 추정 시세를 활용하는 다른 통계와 달리 실제 거래가 이뤄진 아파트의 가격 변동만 집계하는 지표다.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 통계가 한 달 이상 늦게 발표되지만 다른 통계보다 가격 흐름을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2년 급격한 금리 인상 충격으로 22.1% 급락했던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작년 초부터 줄곧 오름세를 보이다가 10월부터 3개월 내리 떨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2차 하락기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수요와 거래량이 회복되면서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4월 실거래가격지수 잠정치 역시 전월보다 0.38%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종 지수는 내달 17일 발표 예정이지만 현재 추세를 유지한다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상반기 내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상승한 데에는 분양가와 전셋값 급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최근 1년간 평균)은 지난달 3.3㎡당 3891만원으로 전월보다 2.3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6.75% 올랐다. 5월 둘째 주(13일 기준)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는 전주보다 0.07% 오르며 52주 연속 상승했다.
실거래가 지수와 함께 시장의 선행지표로 활용될 수 있는 매매수급지수도 오르는 추세다. 지난 20일 기준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93.5로 전주(92.2)보다는 1.3포인트(p) 올랐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고,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다. 아직 기준선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 2월 5일 82.9로 저점을 찍은 후 계속 수치가 상승하고 있다.
"지금이 기회다" 매수 심리 회복에 2030도 움직였다
부동산 매수 심리도 회복세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를 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8.0으로 전월보다 5.3p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99.6까지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오르기 시작해 4개월 만에 상승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현재까지는 전국에서 서울만 유일하게 상승국면에 들어섰지만, 서울이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만큼 지금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매수심리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관망세를 유지하던 2030 매수세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 생애 첫 주택매수자는 9만2204명이다. 이 중 2030세대는 5만308명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고 금리가 더 오르지 않는다는 기대감,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부 정책으로 인한 기대심리 등이 더해지며 서울은 특히 바닥 구간을 지난 상황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는 지금의 우상향 그래프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현재 흐름이 집값 반등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거래량이 아직 예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시장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각종 지표들과 서울 전역에서 신고가 거래들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봤을 때 시장이 바닥을 찍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집값이 급등하기에는 거시 경제 상황이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지금 수준에서 보합세를 보이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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