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달 말 서민금융 종합플랫폼 '잇다'를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전산 연계 개발을 마무리해 내달 초 2주 간의 테스트를 거친 뒤 출시된다. 첫 출시에선 20개의 새희망홀씨, 사잇돌대출 등 기존 은행권과 제2금융권에서 취급하는 서민금융상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 참여 은행사의 내부시스템 연결을 거쳐 오는 8월까지 상품 규모가 확대된다.
잇다는 민간과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통합해 수요자 맞춤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서민·취약차주는 잇다를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금융상품을 한눈에 찾고, 보증서 발급·대출 실행까지 플랫폼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회사 상품을 플랫폼과 선보일 수 있기 때문에 금융권에서도 플랫폼 준비에 적극 협조 중"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이번 플랫폼 출시를 통해 서민금융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금융감독원은 3년 연속 공급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새희망홀씨의 올해 공급 목표치(4조100억원)를 지난해보다 1300억원 올려 잡았다. 재원 확대를 위해 금융위는 서민금융진흥원에 대한 금융사 출연요율을 올리는 시행령을 개정했고, 이에 발맞춰 은행권도 서금원·신용회복위원회로 출연금을 더 내놓기도 했다.
실제 서금원 등 보증사업을 수행하는 13개 금융기관의 대위변제액 총액은 지난해 13조을 웃돌았다. 1년 새 두 배 이상 커졌다. 대위변제는 차주가 원금을 상환하지 못했을 때 보증기관이 대신 빚을 갚아주는 것을 말한다. 올해 1분기 주요 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22.7%)은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이외에도 △근로자햇살론 12.5% △햇살론뱅크 9.8% 등 서민금융 상품들의 대위변제율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쉬운 서민금융 서비스가 자칫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려운 이들이 (서민금융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건 장점이지만, 자칫 비대면 공급의 한계로 인해 서민금융이 남용될 우려도 있다"며 "일시적인 자금 공급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를 도와줄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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