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중국이 이날 라이칭더 취임 사흘 만에 '대만 포위' 훈련을 시작한 데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가열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영향이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42.15포인트(1.33%) 하락한 3116.39, 선전성분지수는 151.41포인트(1.56%) 내린 9541.64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42.66포인트(1.16%), 25.86포인트(1.38%) 밀린 3641.79, 1852.07로 마감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는 이날 오전 7시45분부터 이틀간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 예하 병력을 총동원해 대만 북부·남부·동부 및 진먼다오와 마쭈섬 등에서 대만섬 포위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반중·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취임한 지 사흘 만에 이뤄진 것으로, 중국이 대만을 겨냥해 군사적 압박 강도를 높이는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간 무역 갈등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전기차와 반도체 등을 포함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 일부를 오는 8월부터 발효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의 과잉 생산과 불공정 무역 관행을 비판하며 18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인상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이에 중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EU 주재 중국상공회의소가 전날 발표한 성명을 인용해 "내부자들로부터 중국 당국이 대형 배기량 엔진 장착 수입차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초이스에 따르면 이날 거래 가능한 주식 가운데 상승한 종목은 494개에 그쳤고, 하락한 종목은 4571개였다. 29개는 보합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최근 금·구리 가격 상승으로 강세를 보였던 비철금속주가 조정을 받으며 하락을 주도했고, 무역·유통·석유화학 등 업종도 크게 하락했다.
반면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방산주는 강세를 보였다. 중국민용공항협회가 전날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이착륙장 건설을 위한 기술 표준을 발표,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을 적극 지원하고 나서면서 '저고도경제' 테마주도 크게 올랐다. 종목별로는 이보커지(壹博科技), 상궁선베이(上工申貝), 워터구펀(沃特股份), 캉다신차이(康達新材)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홍콩 증시 역시 하락 마감했다.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1.70% 밀린 1만8868.76에 장을 닫았다. 기술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왕이(넷이즈), 알리바바가 각각 8.01%, 5.48% 밀렸고, 샤오펑 등 전기차주도 약세를 보였다.
한편 엔비디아 실적 호조로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1.27% 상승한 875.00대만달러에 마감하며 전장에 이어 이날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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