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한·일 경제 협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주최로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아시아의 미래' 포럼에 연사로 나와 "이제 양국은 사고를 전환해 서로를 경쟁국이 아닌 협력 대상국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이 해당 포럼에 참석한 것은 6년 만이다. 올해 포럼은 '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24일까지 열린다.
최 회장은 "최근 한국과 일본이 저성장의 함정에 빠져 있고, 두 나라 모두 수출이 중요한데 자유무역 체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환경과 직결되는 에너지 문제도 심각하다"며 "기존의 규칙이 통하지 않는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도 협력이 긴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최 회장은 양국이 유럽연합(EU)과 같은 단일 시장 형태의 경제협력체로 발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양국 간 관세를 철폐하면 양국 산업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고, 궁극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등에서 비약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고령화와 인구 감소라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는 양국이 관세를 철폐한다면 거대 시장이 생겨나면서 총생산이 늘어나고 소비자 후생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 세대에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더 큰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양국이 결합하면 2억명이 있는 6조∼7조 달러(약 8193조∼9558조원) 규모 시장이 탄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EU처럼 시장을 키운다면 아시아 전체 경제 통합과 번영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소·암모니아 수입과 유통 등을 꼽았다.
최 회장은 "우선 양국이 전 세계 LNG의 절반가량을 소비하고 있는데, 공동 구매에만 나서도 연간 5억 달러, 장기적으로 연간 3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며 "수소와 암모니아 같은 미래 청정 에너지원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가장 큰 수요처가 될 수 있는 만큼 공동 구매와 개발, 공동 사용에 양국이 손잡을 경우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쏠려 있는 스타트업 인프라를 한·일에서 공동 구축하고, 양국의 사회문제로 꼽히는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실버 사업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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