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씨(33)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41), 본부장 전모씨가 24일 구속됐다. 사고 보름 만이며 김씨가 뒤늦게 음주운전을 시인한 지 닷새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약 50분 동안 김씨 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오후 8시 24분께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사고 3시간여 뒤 김씨 매니저가 '내가 사고를 냈다'며 허위 자백을 하고 김씨는 사고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 김씨와 소속사가 '운전자 바꿔치기' 등 조직적으로 사고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커졌다.
특히 잇단 음주 정황에도 김씨는 음주를 부인하다가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 밤 돌연 입장을 바꿔 혐의를 시인했다. 또 그는 사고 직후 직접 소속사의 다른 매니저급 직원에게 수차례 전화해 자신 대신 허위로 자수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적용해 지난 22일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대표는 사고 뒤 김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 본부장 전씨는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로 각각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신 부장판사는 영장심사에서 "똑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은 처벌받으면 안 되고, 막내 매니저는 괜찮은 것이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한편 김씨는 자신을 둘러싼 음주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예정된 공연을 강행해 비난 여론을 키웠다.
그는 구속영장이 신청된 바로 다음 날인 23일 저녁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슈퍼 클래식' 공연에 출연했고, 24일 출연을 위해 영장심사 연기도 요청했다. 그러나 법원이 이를 기각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둘째 날 공연 출연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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