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동남아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인터넷은행의 역량을 태국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발휘할 계획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슈퍼뱅크’와 협업한 대고객 서비스 그랜드 오프닝을 다음달 진행할 예정이다.
슈퍼뱅크는 ‘그랩’과 ‘싱가포르텔레콤’ 컨소시엄을 최대주주로 한 인도네시아의 인터넷은행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 슈퍼뱅크 지분 10.05%를 1033억원에 사들이며 본격적으로 해외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아울러 8월 내 태국 중앙은행에 가상은행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시암상업은행(SCB)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지주사 SCBX와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태국 진출을 추진해 왔다. 태국 금융당국은 9월 접수마감 뒤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가상은행 인가를 결정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컨소시엄의 20% 이상 지분을 취득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고객 수가 3억5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최초의 인터넷은행 위뱅크도 이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태국이 도입을 준비 중인 가상은행은 한국의 인터넷은행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는 은행이다. 카카오뱅크가 인가를 받으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철수한 뒤 태국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계 은행이 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가상은행 인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업무협약을 맺은 SCBX의 주요주주가 태국 왕실(지분 23%)인 만큼 당국과의 관계를 다지기 쉽고, 인가에 유리하다.
카카오뱅크와 달리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해외 진출도 해야겠지만 당장 우선 과제는 아니다”라면서도 “몽골에 인터넷은행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움직임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토스뱅크도 “업력이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 추진하는 바가 없다”며 “다만, 지난해 말 태국 중앙은행과 리투아니아 중앙은행에서도 토스뱅크에 방문하는 등 해외에서 관심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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