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불법 공매도 방지 시스템을 완비한 2025년 1분기면 공매도 거래를 재개할 수 있다고 번복했다. 앞서 6월 공매도 재개 가능성을 언급해 대통령실과 '엇박자' 논란이 불거지고, 불법 공매도 방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기까지 최소 10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한국거래소 이사장 발언이 나온 뒤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이 원장은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시스템 마련이 공매도 재개 내지 일부 재개와 연계됐다는 점은 저희(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공매도 주문 회사(증권사)에서 불법을 탐지하는 시스템이 있고 그 전체를 환류시스템으로 만드는 중앙시스템이 있는데, 이 후자까지 다 (개발)하려면 내년 1분기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지난 1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투자설명회(IR) '인베스트 K-파이낸스'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욕심은 오는 6월 중 공매도 거래를 일부 재개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지난 22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불법 공매도 문제를 해소하고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공매도는 재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6월 공매도 재개설'을 일축했다.
진행자가 굳이 6월을 특정해 말한 이유를 묻자 이 원장은 "적어도 (당초 전면 중단 기간으로 발표한) 6월 말 내지는 그 이전에 저희가 작년 11월 이후부터 제도적으로나 어떤 시스템적으로 무슨 노력을 어떻게 준비해왔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상세히 설명을 드리고 가능한 선택지에 대해서 국민 의견을 들은 후에 그 장단점을 분석해 정부 내 의사 결정을 해야 된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내 공매도 재개 여부를 묻자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를 1차로 차단하는 증권사 주문 관리 시스템과 이를 한국거래소가 2차로 걸러내는 중앙시스템을 모두 갖추려면 내년 1분기께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지난 24일 '시스템 구축에 10개월~1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앞서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재개하지 않겠다'고 한 대통령실 입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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