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과 수원, 화성 등 경기 남부권의 ‘반도체 벨트’ 수혜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아파트와 토지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향후 일대에 상당 수의 입주 물량이 풀릴 예정임에도, 반도체 클러스트 등 대규모 주거 배후 수요가 구축된다는 기대감에 매수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경기도 전체 부동산 매매 건수는 총 8만9052건을 기록했다. 이 중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 화성시로 9863건, 다음은 용인시가 총 738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아파트 거래에서 수원과 용인, 화성 등 반도체 개발 이슈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 증가가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아파트 매매가 발생한 지역은 수원시로 총 3917건의 매매가 진행됐다. 이어 용인시가 3419건, 화성시는 3131건을 나타냈다. 1분기 중 경기 내에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3000건을 넘긴 지역은 이들 지역이 유일하다. 이들 지역의 거래 건수는 같은 기간 경기 전체 아파트 거래(3만9243건)의 26.6%(1만467건)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와 ‘일반산업단지’가 들어서는 용인과 반도체 메카로 알려진 수원의 경우 올해 초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분기 거래량을 훌쩍 상회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 1~4월 수원과 용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18.9%, 11.4% 가량 늘었다.
토지 거래에서도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진행된 경기 전체 토지 거래 건수(3만156건) 중 화성시에서만 5181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화성시에 이어 양평(2513건)과 용인(2405건)이 다음으로 많은 거래를 보였다. 특히 올해 1~4월 경기 토지 매매 거래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5% 감소했음에도, 화성시의 토지 거래는 같은 기간 오히려 5.6% 늘었다.
용인시 처인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반도체 투자에 대한 거시적인 윤곽이 나오면서, 지난해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일부 수요를 중심으로 부동산 매매가 이뤄지면서 거래량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47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 투자 형태로 622조원을 투자해 경기 평택과 화성, 용인, 이천, 안성, 성남, 판교, 수원에 반도체 생산공장 13개와 연구시설 3개를 신설할 예정이다. 대규모 주거 배후수요 확충으로 인한 거래 증가와 주택 가격 상승 효과를 체감한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매매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용인 클러스터 인접 단지인 한숲시티 등 일부 아파트 단지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의 영향으로 호가가 상승하고 미분양 물량이 감소한 선례가 있다”며 “착공 계획과 조성 수준이 구체화 됨에 따라 일정 부분 인근 주택 가격에 이런 부분이 반영되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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