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중동 붐' 재계 총출동...원전, 방산, 신재생 에너지 등서 잭팟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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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이성진 기자
입력 2024-05-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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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K·현대차·한화·HD현대 등 재계 총수들 UAE 대통령 예방

UAE 대통령 접견 마친 이재용 회장
UAE 대통령 접견 마친 이재용 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주요 총수들이 한국을 국빈방문 중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접촉하기 위해 총출동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이 한국에 300억 달러(약 41조원)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재계는 이번 만남을 통해 '제2의 중동 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원전, 신재생에너지, 수소차, 방산, 선박, 한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투자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태원 회장은 회담 후 "대화 분위기가 좋았고, 매우 좋은 말씀을 많이 나눴다"며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 재계와 무함마드 대통령의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 한화그룹 외에도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구본상 LIG 회장 등이 총출동했다. 이 밖에도 방시혁 하이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조민후 무신사 총괄대표 등 엔터테인먼트, 게임, 패션 등 'K-컬처'를 이끄는 수장도 대거 참석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첫 세션에서 주요 그룹 오너들과 반도체, 에너지, 자동차, 통신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이어진 두 번째 세션에서는 한류 콘텐츠와 UAE 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알려졌다.
 
한국과 UAE는 중동 국가들 중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양국은 1980년 6월 수교 이후 에너지, 담수시설, 인프라 건설 등 분야를 중심으로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수교 당시 2억 달러였던 교역 규모는 지난해 208억 달러 규모에 달해 40년간 100배 이상 성장했다. 

실제 이날 협의는 시종일관 좋은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기선 부회장은 간담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을 굉장히 좋아하고 앞으로 많이 같이하자는 말씀을 했다"며 "(분위기도) 굉장히 좋았고 (한국에) 애착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조현준 회장도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했고, 최태원 회장은 "UAE와 파트너십 협력 방안에 대한 말씀을 나눴다"고 말했다.
 
협력 분야는 에너지와 국방·방산, 건설, 수소차, 첨단 기술, 한류 등 다양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UAE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라카 원전 건설에 삼성물산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수주 성과가 기대된다. UAE는 2032년 가동을 목표로 연내 두 번째 원전 단지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이 2009년 왕세자 시절에도 한국이 UAE 바라카 원전을 수주할 수 있게 지원한 경험이 있고, 이재용 회장이 2019년 이후 무함마드 대통령과 꾸준한 친분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이번 입찰에도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UAE 마스다르시티 조성 사업에 대한 협업 방안도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마스다르시티는 총 사업비만 30조원이 투입되는 친환경 도시 프로젝트로, 탄소, 쓰레기, 자동차 없는 도시를 콘셉트로 한다. 삼성그룹은 스마트시티 건설과 운영에 노하우가 있고, 특히 이 회장과 무함마드 대통령이 AI(인공지능) 반도체, 데이터센터 협력과 관련해 꾸준히 논의해온 만큼 이번 사업에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정의선 회장도 중동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작년 12월 UAE 국부펀드와 MOU를 맺고 수소와 그린알루미늄, 친환경 모빌리티,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부문에서 사업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현대차는 UAE 비아그룹과도 수소트럭 시범 운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UAE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잡한 만큼 한국 방산기업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과 협력해 탄도미사일 개발을 고도화하는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UAE는 한국산 무기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실제 한화 방산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2022년 UAE와 11억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중거리지대공 유도무기체계(M-SAM) 천궁-Ⅱ 다기능레이다(MFR)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HD현대는 조선·해양 플랜트 수주 외에도 석유제품, 전력기기, 건설장비, 태양광 모듈 등을 UAE 시장에 판매하고 있는 만큼 이 부문에 주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기선 부회장은 면담 전 "일반 상선, 함정을 포함한 조선 분야나 건설기계 분야,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더 많이 협력할 수 있도록 장점을 잘 설명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GS그룹은 UAE 국영석유회사(ADNOC)와 원유 개발 사업, 블루암모니아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UAE는 GS칼텍스의 주요 원유 공급처이기도 하다.
 
한편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는 양국 기업인 200여 명이 참석해 상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양국 간 협력관계는 플랜트와 유전 개발에서 싹을 틔웠고 바라카 원전이라는 축복을 통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면서 "기업인들이 뿌린 협력의 씨앗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좋은 토양과 따뜻한 햇볕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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