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농심 신라면이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FT에 따르면, 한국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10억 달러(1조4000억원)를 기록한 가운데 농심은 2030년까지 미국 연매출 목표치를 3배 늘린 15억 달러(2조원)로 설정했다. 지난해 농심 신라면 매출은 1조2000억원이며 이 중 60%가 외국에서 발생했다.
FT는 "K-POP과 한국 영화, 드라마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며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짜파구리를 대표 사례로 꼽았다. 또 "코로나19 당시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는 이들이 많아져 전 세계적으로 라면 붐이 일었다"고 분석했다.
이용재 농심 해외사업부 부사장은 FT에 "과거에는 주로 아시아인이 라면을 즐겨 먹었지만, 최근에는 매운 음식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미국 현지인들과 히스패닉들도 주 소비층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농심의 최대 해외 시장은 미국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미국 라면시장에서 농심 시장점유율은 25.4%다. 절반을 차지하는 일본 라면기업 도요스이산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농심은 향후 6년 안에 미국 시장에서 일본을 꺾겠다는 입장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해 7월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3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해 라면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농심은 올해 미국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월마트가 신라면을 '틈새 아시아 식료품' 코너에서 주류 식품 코너로 옮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FT는 월마트의 이런 조치를 두고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에 농심은 증가할 미국 수요에 대비해 지난 2022년 5월 가동한 LA 2공장에 생산 라인을 추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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