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가 1460일간 여정을 끝내고, 22대 국회가 새로운 1460일을 시작한다. 정치권에선 22대 국회가 '선(先) 정쟁, 후(後) 민생'이라는 21대 국회 패턴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여야가 21대 국회 마지막 시점까지 서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며 날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22대 국회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특검 전쟁'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에 실패해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을 22대 국회에서 다시 부활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초선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용산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특검법 재추진 방침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11월 인도 타지마할 관광을 핵심으로 한 특겁법 발의를 검토 중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채 상병 특검법부터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에 시달려온 만큼 '맞불 특검'으로 대응하겠다는 논리다. 다만, 당 일각에선 "구차하게 6년 전 사건까지 들춰야 하느냐"는 반발도 있다.
지나치게 정쟁에 몰입하면 민생 법안 처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21대 국회 성적표가 이를 대변한다. 발의 법안 2만5842건 중 법안 처리율은 36.6%(9453건)에 불과했다. 역대 최저 법안 처리율 탓에 민생 법안 대부분은 휴지 조각이 됐다. 시작부터 끝까지 여야가 정쟁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야 협상 태도에 따라 분위기는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정부·여당을 향해 "민생회복지원금 차등 지원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방침인 '국민 전체에게 1인당 25만원 일괄 지급'에서 개인 소득에 따른 선별 지급으로 물러선 것이다. 일각에선 지나친 정쟁으로 국민들이 느낄 피로감을 생각해 물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