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부외자금을 받거나 살포한 사실을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15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 선 이 전 부총장은 "그 당시에 누군가가 저에게 돈을 가져왔던 것은 보고가 필수였다"며 "당연히 송 대표에게 보고를 했다. 선거 캠프에 (돈을) 가져온 사람들 의도가 너무 분명해서 필수적으로 보고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이 전 부총장이 2021년 3월 18일 송영길 캠프 조직본부장으로 있으면서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100만원과 함께 '송 대표에게만 말해 달라'는 취지로 부탁을 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어 이 전 부총장은 "(민주당) 서삼석 의원은 (200만원 전달 사실을) 말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지만 그런데도 송 대표에게 보고했다"며 "이는 모든 선거캠프의 불문율로, 기여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일종의 보험을 드는 것으로, 중간에 배달사고를 내거나 보고를 안 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검찰은 "캠프에 돈을 내는 사람은 결국 송영길을 보고 돈을 내는 것이고, 내는 사람은 그만큼 송영길에게 전해지기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 (돈을) 전달했다는 게 맞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전 부총장은 "(돈을 준 사람들은) 후보의 반응이 어땠는지에 대해서도 굉장히 궁금해하기에 100만원이나 200만원 같은 경우도 빼놓지 않고 보고하고 그 반응을 다시 알려주는 것이 필수 과정이었다"고 답했다.
이 전 부총장은 같은 해 3월 30일께 이성만 의원에게서 1000만원을 받고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함께 지역본부장들에게 교통비 명목으로 나눠주는 등 금품 살포에 대해서도 송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송 대표가 금품 살포에 대한 보고를 받고 난 후 반응을 묻자 그는 "으레 있을 수 있는, 해야 할 일을 한 것에 대한 일상적인 반응이었다"고 묘사했다.
송 대표가 경선 승리 후 지역본부장 교부용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를 언급했다고도 진술했다. 이 전 부총장은 "식사가 끝나고 송 대표를 배웅할 때 10명 정도 있었는데 송 대표가 특별히 김씨에게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며 "김씨는 스스로 자신은 총알·자금 담당이라고 말했는데, 우리끼리 농담 삼아 김씨를 놀리기도 하고 부럽다고 왁자지껄하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총 665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당 관계자에 살포하고 먹사연을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불법 정치 자금 총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송 대표는 "관여한 바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안"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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