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로또·연금복권·경마·경륜 등 복권을 구매한 가구는 221만2000가구로 전체의 10.1%에 달했다. 10가구 중 1가구꼴로 복권 구입 경험이 있다는 얘기다.
이는 2020년 이후 1분기 기준 최고치다. 2020년 9.3%, 2021년 9.6%, 2022년 8.8%, 2023년 8.6% 등 8~9%대에서 등락하다가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한 달간 복권 구매로 지출한 금액은 7321원으로 집계됐다. 소득 분위별로는 중위 계층인 3분위 가구 비중이 22.9%로 가장 높았다. 4분위와 5분위도 20%를 넘겼고 2분위는 17.3%, 1분위는 14.6%였다. 복권 구매 비용도 3분위가 8758원으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다른 사행 산업이 위축된 데 반해 복권 판매만 우상향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2020년 전체 사행 산업 매출액(12조8598억원)은 전년 대비 43.2%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복권 매출액은 5조4152억원으로 오히려 13.0% 늘었다. 카지노·경마 등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뛰어난 복권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부진 속에 자산 가격이 오르다 보니 한탕을 노리며 사행성에 기대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는 경기 상황과 복권 판매액 간의 상관 관계는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불황일 때 복권 지출이 많다는 풍문은 사실과 다르다"며 "복권 매출은 연금복권·로또 등 신상품 출시나 다른 사행 산업 운영 제한 등에 맞춰 늘어나는 추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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