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0일 동해상에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0여발을 무더기로 발사했다. 27일부터 나흘간 군사정찰위성 발사, 대남 ‘오물풍선’ 테러,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까지 나선 북한은 전방위적인 도발을 감행하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정찰위성 발사 실패로 체면을 구긴 북한이 국면 전환용으로 다양한 대남 도발 카드를 꺼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14분경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SRBM으로 추정되는 비행체 10여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다수의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 북한의 SRBM 도발은 2~6발 수준이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7일 300㎞를 날아간 단거리 1발에 이어 13일 만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350여㎞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군 안팎에서는 비행거리 등으로 미뤄 최대 사거리가 400㎞에 달하는 초대형 방사포(KN-25)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한반도 내 주요 군사시설을 겨냥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에서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까지 직선거리는 약 330㎞, 전북 군산 주한 미 제8전투비행단까지는 약 350㎞다.
다음 날인 28일부터 29일까지 쓰레기, 퇴비 등이 담긴 10㎏ 무게의 오물풍선을 대한민국에 살포했다. 발견된 풍선만 전국에서 260여 개가 넘는다. 북한이 하루 동안 날려 보낸 역대 최다 대남풍선이다. 유엔군사령부는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보고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또 북한은 29일부터 이틀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남쪽을 향해 GPS 전파 교란 공격을 시도했다. 이로 인한 우리 측 군사작전 제한 사항은 없었으며 일부 민간 선박 운항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패턴이 바뀐 것에 대해 내부 불만을 잠재우고 대남 공세 국면으로 바꾸기 위한 시도로 판단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정찰위성 실패로 인한 내부 갈등 상황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오물 풍선을 보내고 있지 않나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9일 담화에서 대남풍선이 “표현의 자유”라며 “앞으로 한국 것들이 우리에게 살포하는 오물량의 몇십배로 건당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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