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DOJ)가 59억달러(8조원)를 탈취하고 여러 범죄와 연관된 전 세계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 네트워크를 폐쇄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곳은 사기, 아동 착취, 폭파 위협 등 다양한 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연방수사국(FBI) 등 여러 기관과 협업해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봇넷을 적발해 제거했다고 밝혔다. 봇넷은 악성코드에 감염돼 해커가 움직이는 대로 제어되는 개인용 컴퓨터(PC) 네트워크를 말한다. 이 봇넷의 운영자인 중국인 왕윈허도 체포해 기소됐다고 미 법무부는 발표했다.
왕씨는 컴퓨터 사기 공모, 자금세탁 공모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왕씨 일당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 약 150개 서버에서 '911 S5'라는 봇넷을 운영했다. 이 봇넷에서 해킹된 약 200개국에서 1900만개 IP주소(인터넷과 네트워크에서 장치를 식별하는 코드)가 다양한 범죄에 악용됐다.
이들은 미국에서 50만건 이상의 실업 보험을 청구하는 사기 행위만 50만회를 시도해 59억달러(8조원) 이상의 손실을 불러왔다고 미 법무부는 설명했다. 일당은 해당 네트워크로 해킹한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거나 자금 세탁에 이용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은 IP주소에 대한 접근 권한을 팔아 약 9900만달러(1365억원)를 벌어들였다. 이 돈으로 미국, 중국 등지에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페라리, 롤스로이스 등 고급 차량을 확보한 걸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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