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까지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조원 넘게 감소했다. 기업의 경영실적 악화로 법인세가 13조원 가까이 덜 걷히며 세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펑크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4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1∼4월 국세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조4000억원 줄었다.
4월 한 달간 국세수입도 6조2000억원 감소하며 40조7000억원에 그쳤다.
예산 대비 진도율은 34.2%로 같은 기간 38.9%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4.7%포인트 낮았다.
기재부는 기업의 경영실적 악화에 따른 법인세 감소를 국세 수입이 줄어든 원인으로 꼽았다.
4월까지 누적 법인세수는 2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조8000억원 감소했다. 원천분 증가세에도 일반·연결 법인의 사업실적이 저조했던 영향이다.
기재부는 3월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들이 실적 악화를 이유로 법인세를 내지 않아 6조원 규모의 감소를 나타냈는데 지난달에는 금융 지주회사들이 세무상 이익 감소에 따라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으면서 7조2000억원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4월까지 걷힌 소득세는 35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000억원 감소했다. 고금리로 이자소득세가 1조4000억원 늘었지만 기업 성과급 감소, 연말정산 환급금 증가 등으로 근로소득세가 1조5000억원 줄었다. 4월 소득세는 급여 증가 등으로 3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부가가치세는 국내분 납부 실적이 개선되면서 4조4000억원 늘어난 4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거래세는 4월까지 1조9000억원이 걷혔다. 거래대금 증가에도 세율 인하 등 영향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1∼4월 관세는 수입 감소로 3000억원 줄어든 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최근 종합소득세수 개선세, 작년 해외증시 호조에 따른 5월 양도소득세 증가 전망 등을 근거로 세수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기업 실적 개선으로 8월 법인세 중간예납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다만 현재까지 세수 감소 폭을 고려할 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4월 기준 세수 감소 규모가 올해와 비슷했던 2013년과 2014년, 2020년 모두 연간 기준으로 6조∼13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을 기록한 바 있다.
세수 결손 가능성이 커지면서 6월까지로 예정된 유류세 인하 조치의 환원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환원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